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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난화, 美 옥수수벨트 위협…글로벌 식량대란 현실로?
세계 최대의 옥수수 수출국인 미국의 옥수수벨트가 기후 변화로 위협받고 있다. 현재 미국 전역을 강타한 극심한 가뭄은 지구 온난화의 결과이며 앞으로도 이 같은 이상 기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제리 하트필드 미국 농무부 농업환경연구소장은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기후 변화의 신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기온 상승, 변덕스런 강수량, 극단적인 일기 등 기후 변화의 징후들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아이오와, 일리노이 주 등 미국 옥수수벨트의 평균 기온은 지난 수십년 동안 서서히 높아졌다. 기온 상승은 대기의 수증기 함유량을 늘려 적당한 비가 아닌 폭풍우를 내리게 한다.

딕 아른트 NOAA 기후자료센터 연구원은 “중서부 지역은 최근 수십년간 강수량이 눈에 띄게 변화했다”며 “전반적인 강수량은 증가했지만 비가 (꾸준히 오는 것이 아니라) 한번에 몰아서 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농업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높은 기온은 곡물이 호흡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증가시키고 생장을 위한 에너지를 줄여 작황을 나쁘게 만든다. 또 폭우는 농사 가능 기간을 단축시키며 농민들은 새로운 장비와 배수시설을 마련하는 부담을 져야 한다. 미 농무부는 지난달 “기후 변화로 인해 옥수수벨트 농민들은 2030년까지 매년 11억~41억달러의 비용을 소비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가뭄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옥수수 가격은 더 치솟을 전망이다. 중서부 일부 지역에 비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10일부터 3거래일 연속 떨어졌던 옥수수 가격은 비가 그치고 다시 우려가 높아지면서 15일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12월물은 전일 대비 1.9% 오른 부셸당 8.04달러에 거래됐다.

AP통신은 “가뭄이 지속되면서 작물들이 자라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가뭄이 끝나고 비가 내린다고 해도 작황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가뭄이 덮친 중서부에 산불까지 나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15일 하루에만 워싱턴, 오리건, 캘리포니아, 네바다, 유타, 아이다호 등 6개 주에서 60여건의 산불이 발생해 20만㏊(2000㎢)를 태웠다. 올해 들어 미국의 산불 피해 면적은 240만㏊(2만4000㎢)에 달한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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