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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성 20주년 밴드 디아블로
미니앨범 ‘덤(Dumb)’ 발표
강렬하고 그루브한 사운드에
멜로디 담는 등 변화 시도




평생직업 개념이 사라진 요즘 세상에서 한 가지 일로 20년 이상 밥벌이를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유행에 가장 민감한 대중음악을 업으로 20년 이상 살아온 아티스트는 희귀종에 가깝다. 대중음악 장르 중에서도 록, 그것도 마니아들만 찾아 듣는 헤비메탈로 20년 이상 활동해온 아티스트는 손에 꼽기도 어려울 정도다. 밴드 디아블로(Diablo)는 1993년 데뷔 이래 20년 동안 헤비메탈이란 한 우물만을 파온 장인(匠人)이다. 최근 미니앨범 ‘덤(Dumb)’을 발표한 디아블로의 멤버 장학(보컬), 추명교(드럼), 김수한(기타), 최창록(기타), 강준형(베이스)을 서울 역삼동 연습실에서 만났다.

리더 추명교는 결성 20주년을 맞은 소감에 대해 “좋아서 음악을 하다 보니 어느새 지금까지 왔다”며 “사실 공백기도 적지 않았다. 앞으로 해야 할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아블로는 이번 앨범에 조촐하게 4곡을 담았다. 그러나 음악적 변화는 뚜렷하다. ‘어밴던드(Abandoned)’와 ‘덤(Dumb)’에서 디아블로는 전매특허인 강렬한 연주와 그루브한 사운드 위에 멜로디를 입히는 시도를 했다. 변화는 멜로디를 전면에 내세운 느린 템포의 타이틀곡 ‘유어 네임(Your Name)’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여기에 디아블로는 80년대 런던보이즈(London Boys)의 히트곡 ‘할렘 디자이어(Harlem Desire)’까지 덥스텝에 디스코 리듬을 곁들여 새로운 곡으로 재탄생시켰다. 양질의 사운드를 위해 콘, 뮤즈, 그린데이 등 세계 정상급 밴드들의 앨범을 마스터링한 엔지니어계의 명인 테드 젠센(Ted Jensen)이 마스터링에 참여했다.

장학은 “수록곡의 가사 모두 각종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며 “‘어밴던드’는 다가올 내일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오는 악몽, 타이틀곡 ‘유어 네임’은 왕따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앨범의 주제를 설명했다. 추명교는 “주변에선 음악적 변화에 많이 놀라워하지만, 디아블로는 대중음악을 하는 밴드이기 때문에 대중과 소통해야 한다”며 “앨범 수록곡들엔 여전히 강렬한 디아블로의 음악과 그루브가 살아 있다. 곡에 멜로디를 담아낸 것을 외도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밴드 디아블로의 멤버 추명교(드럼), 강준형(베이스), 장학(보컬), 최창록(기타), 김수한(기타).                                                                                                               [사진제공=소니뮤직]

헤비메탈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주류음악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인디씬보다도 소외된 장르의 음악이다. 최창록은 “방송 등 매체가 음악을 너무 편협하게 다루고 보여주기 때문에 대중이 끌려다니는 경향이 크다. 소수의 음악에도 노출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명교는 “헤비메탈은 풍부한 무대 경험과 뛰어난 연주력 없이는 라이브가 어려운 음악이다. 그런 밴드들의 노하우를 살려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디아블로는 세계적인 메탈 밴드 판테라(Pantera), 주다스 프리스트(Priest)와 함께 무대에 오르고 일본의 메틀 전문 레이블을 통해 앨범을 발표하는 등 꾸준히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려 왔다. 장학은 “일본 시장을 비롯해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도 우리의 목표다. 후배 밴드들에게도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디아블로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밴드를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을 지속해 후배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고 싶다”며 “올해 안에 새로운 정규앨범을 발표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것이다. 5월과 6월에 록페스티벌 ‘로드페스트’에 참여하고 10월 중 단독 공연을 벌일 예정이니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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