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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사드 보복 ①] 단체관광 중단 일주일, 악몽의 면세점 ‘텅텅’
-中정부 한국여행 막은지 1주일, 화장품매장 줄 사라져
-시내면세점 매출 감소 20~30%, 5월 최악설 등 난무해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마법처럼 사라졌어요.”

서울의 한 시내면세점 화장품 코너에서 근무하는 김소형(31ㆍ여) 씨는 지난 일주일 사이에 벌어진 변화가 놀랍다고 말한다. 매일 오픈부터 영업을 종료할 때까지 사람들로 북적이던 매장엔 직원들 밖에 남지 않았고, 시끄럽게 들리던 중국어 대화 소리도 이제 더이상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김 씨는 “워낙 구매대기줄이 길어서 현장정리를 위해 줄펜스를 쳐두기도 했었는데 이마저도 일주일 전부터 한번도 치지 않았다”며 “매일 오전이면 인기상품들은 거의 동나듯 했는데 지금은 그럴 일이 없다. 갑자기 바뀐 풍경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사진설명=지난 1월 롯데월드몰 내 면세점이 재개장했을 당시 외국 관광객들로 붐비는 모습<왼쪽>과 지난 3월 22일 같은 곳. 사람이 거의 없어 두 달 전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발길이 끊기는 데는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중국 정부가 지난 15일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조치로 자국민들의 한국행 단체관광 전면금지를 시행한 지 일주일 째인 지난 22일 평소에 북적이던 롯데월드몰 면세구역인 8층과 9층은 휑한 모습이었다. 간혹 보이는 개별관광객들만 텅 빈 면세장을 누비며 여유롭게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기존에 한국산 화장품을 구매하려 긴 줄을 늘어서있던 풍경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상황은 면세점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 1주일간 매출의 30% 가량이 감소했고, HDC신라면세점은 지난 주말 사이 전년 동기대비20% 이상 줄어들었다. 신세계면세점은 15일 이후 매출이 지난달 평균 하루 매출보다 약 35% 감소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확실히 15일 이후부터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며 “평소 면세점 매출을 이끌던 단체 관광객 감소가 매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각 면세점들은 중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한국여행 전면금지 조치가 내려진 단 1주일만에 20~30%에 가까운 매출 감소를 겪고 있어, 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면세점 운영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설명=특히 평소 긴 줄 행렬을 보이던 국산 화장품 브랜드 매장은 간간이 찾아오는 내국인이나 개별관광객 외엔 손님이 거의 찾지 않는 상황이다.]

4월 이후가 더 문제다. 지금 당장은 개별 관광객과 내국인 매출로 버티고 있지만 4월 이후 실질적인 관광객 ‘절벽’ 상황이 오면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때문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도 “단체관광 건이 끊기다 보니 3월 중순부터 매출 감소가 본격적으로 심화될 것으로 보이고, 4월부턴 제로 상황에 놓일 지도 모른다”며 “특히 5월 초에 대목인 중국 노동절 연휴가 있어 기대하고 있지만 그때까지 상황이 해결되지 않으면 메르스 사태 때보다 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면세점 관계자들은 높은 송객수수료와 세금 때문에 면세점의 매출 적자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불만을 토로한다. 이에 인천공항에서 영업 중인 롯데ㆍ신라ㆍ신세계ㆍ시티플러스ㆍSMㆍ엔타스ㆍ삼익면세점 등 7곳은 지난 17일 열린 인천공항공사와의 간담회에서 임대료를 낮춰 달라는 요청을 넣었다. 면세점 업체들은 일제히 “공항을 이용하는 관광객의 수가 급격히 줄어 매출 타격이 크다”며 “한시적으로라도 임대료를 인하해줬으면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하루 9만명 수준이던 인천공항 출국자 수가 이달 들어 6만~7만명대로 감소해 면세점 매출도 함께 줄어들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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