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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적’ 채수빈, 시청자 마음까지 훔친 도적?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사진>에서 길동(윤균상 분)과 가령(채수빈 분)이가 혼례를 치렀다. 이미 키스도 했다. 요즘 드라마 커플이 실제 커플로 많이 되는 걸 보면서, 잘 어울리는 길동-가령 커플에 대해서도 쓸 데 없는 걱정(?)을 하게 된다.

기자가 하고 싶은 말은 가령이가 너무 귀엽고 예쁘다는 점이다. ‘역적’은 연산군 시절 힘 없이 당했던 천민과 민초들의 이야기이고 극중에도 끗쇠 등 남자들만 있고 장녹수(이하늬)는 어두운 연산군의 공간에만 있어 분위기가 다소 칙칙하다.

하지만 가령이는 한 없이 밝고 적극적이다. 그런데도 길동이 사단과 잘 어울린다. 실은 아픔이 있는 캐릭터이고, 그 아픔을 승화시켰기에 길동이 사단과 100% 공감대를 형성해낸다.


가령이는 혼례전 쫑알쫑알 귀여운 수다로 분위기를 살려냈다. 수다스럽고 푼수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적극적이면서 똘똘하게 자기 할 말을 다한다. 아픈 아모개(김상중)를 극진히 보살피기도 했다.

가령은 좋은 의미로 홍일점이지, 자칫 답답한 민폐 캐릭터 여주(여주인공)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채수빈은 가령 캐릭터에 자신의 매력까지 집어넣어 시청자에게 사랑받는 인물이 됐다. 한마디로 시원시원한 사이다 캐릭터다.

가령은 7년간 홍길동을 짝사랑했다. 길동은 가령을 여동생으로 인정하고 “잘 키워 좋은 남자에게 시집보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가령은 조금도 기죽지 않고 계속 들이댔다.

들이대는 정도는 가히 역대 최고급이었다. “오라버니, 우리 밤에 손만 잡고 자자” 길동이 사단의 우두머리 길동은 얼핏 둔감할 것 같지만 아기장수면서 요물장수라 불릴 만큼 여자의 마음을 잘 안다.

가령은 그런 길동을 꼼짝 못하게 만들며 해맑게 리드한다. 이처럼 걸크러시는 인위적이 아닌, 자연스럽게 나와야 한다.

가령은 길동이가 생이별한 친여동생 어리니를 찾아나서는 여정에 나서자 그의 길을 막지 않았다. 대신 하나의 ‘딜’을 성사시켰다.

“가기 전에 나랑 혼례하고 딱 삼일만 같이 지내고 가. 나는 일 년이고 십 년이고 기다릴 수 있어. 이젠 오라버니 동생 말고, 오라버니 각시 돼서 기다릴 거야.”

둘은 이렇게 해서 소박한 혼례를 치렀다. 앞으로도 가령이의 리드는 쭉 계속 될 것이다. 길동은 ‘백성을 훔친 도적’이지만 가령이는 길동과 시청자의 마음을 훔친 도적(?)이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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