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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피고인’이 드라마계에 미칠 영향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SBS ‘피고인’은 앞으로의 드라마 제작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

한한령으로 인해 중국을 겨냥한 큰 프로젝트가 올 스톱됐다. 중국에서 투자 받고 톱스타를 캐스팅해 제작된 ‘화랑‘ ‘달의 연인’ ‘사임당’을 이어받는 드라마들이 몇 개 기획단계에 있었지만 진행이 중단된 상태다.

과장을 조금 보탠다면, 현재 지상파 드라마 제작진은 아노미 상태다. 이를 극복하려면 완성도 높은 대본과 연기력 있는 배우, 세련된 연출이 있으면 된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게 되겠는가. 그러니 적은 투자비로 가성비를 높인 드라마가 그 어느때 보다 절실해졌다.

이럴 때 ‘피고인’이 향후 드라마 제작의 롤모델(?)로 떠올랐다. 경력이 거의 없는 드라마 작가로, 장르물로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제작자들은 이에 대한 이유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피고인’은 단순히 정의를 실천하는 드라마라기보다 훨씬 시청자에게 와닿는 개인 차원의 악인 응징이다. 소신대로 살아오던 검사가 아내를 잃고 귀여운 딸 하나 남아 있는 상태, 오히려 누명 쓴 살인범 상태에서의 복수극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시청자에게 답답한 전개로 많은 고구마를 먹였고, 엉성한 구성으로 ‘막장장르물’이라는 소리도 들었다.

이제 과거 막장은 통하지 않기 때문에 막장 요소가 가족극과 결합한 게 아니라 장르물과 결합하고 연기를 잘하는 지성 같은 배우를 내세워, 뭔가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게 해 시청자를 불러들인 게 성공요인이다.

몇몇 엉성한 구성 외에도 막장 악역인 차민호(엄기준)가 재판 할때도 피고와 검사, 변론 등 각 파트의 짜임새 있는 논리로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그러니 뭔가 쪼여들어가는 맛이 없고, 대사 하나로 싱겁게 긴장이 풀려버렸다.

‘피고인’은 지성에게 기대는 부분이 너무 컸다. ‘지성이면 감천’이었고 ‘지성이 곧 개연성’이며 ‘지성이 장르다’라는 말은 드라마의 개연성이 떨어졌거나, 답답함의 우회적 표현이다.

드라마 제작자들은 ‘피고인’이라는 장르물을 넘어서야 한다. 기자가 ‘피고인’의 성과를 과소평가한 것처럼 돼버렸는데, 그렇지는 않다. 주중드라마의 30% 가까운 시청률, 장르물의 추리하는 시청자의 존재는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해줄만하다.

하지만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 여기에 자극성까지 곁들인 것은 사실이다. 향후 제작자들은 장르물의 이 같은 점을 개선하고 발전시키고, 진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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