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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에스트로 정명훈 ‘원 코리아’1악장을 열다
정명훈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창단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 첫 무대
이경선·송영훈·페뤼숑 등 실력자 참여

“北음악가와 함께 연주, 하나된 한국 꿈꿔”
‘남북 합동 오케스트라’ 첫발 내디딘 셈


“여유가 있어야해요. 그래야 강조하고 싶을때 강하게 표현할 수 있죠. 그렇지 않으면 평이해요 아무런 감정도 실을 수 없고, 감동도 줄 수 없어요. 위에서부터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번째 부분, 바이올린 파트 다시”

“좋아요. 그런데 음을 정확하게 한 음 한 음. 강조해서. 그렇게 넘어가 볼까요”

“바이올린이 치고 올라가면 첼로가 받쳐줘야죠. 그부분 다시”

마에스트로의 한마디 한마디가 끝날때 마다 음악엔 입체감이 살아났다. ‘클알못(클래식을 알지 못함)’ 기자의 귀에도 달라진 부분이 명확하게 들렸다. 맨 처음 연주와 마지막 연주는 전혀 다른 음악으로 변했다.

처음의 것이 악보를 틀리지 않고 읽어주는 것이었다면 마지막은 악보를 완전 재해석해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켰다는 느낌이다.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 공연을 앞둔 첫 오픈 리허설은 시작한지 한 시간 반을 훌쩍 넘겨서 끝났다. 


지휘자 정명훈(64)이 돌아왔다. 정명훈은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OKO)’를 창단,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 공연으로 무대에 선다. 12년전 서울시향의 지휘를 수락할 땐 세계적 수준의 오케스트라로 만들겠다는 목표였다면 이번엔 남북화합을 기치로 내세웠다.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창단 기자간담회에서 정명훈은 “나는 음악인 이기 이전에 한국인이다.

한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건 남북문제”라며 “우리가 하나 되는 것을 정말 원하고, 더 가깝게 지내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오래전부터 관심을 보였던 ‘남북 합동 오케스트라’의 첫 발을 디딘 셈이다.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던 그는 “북한과 교류가 언제 어떤식으로 뚤릴지, 막힐지 우리가 알 수 없다”며 “다만 이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젊은 사람들과 음악가들이 (남북 교류와 화합에 대한) 꿈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의 목적은 어느날 북한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기회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상설 오케스트라가 아닌 프로젝트성으로, 연주 기회가 있을 때 모인다.

단원도 오디션을 통해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있는 연주자를 찾아 구성했다. 아직 향후 추가 연주계획은 없다. 그는 “상설 오케스트라는 아니지만, 이번을 시작으로 여러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휘자 정명훈이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콘서트 기자간담회 및 오픈리허설에서 지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 무대엔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악장), 첼리스트 송영훈ㆍ이정란, 팀파니스트 아드리안 페뤼숑, 클라리네티스트 채재일 등 국내외 유명 연주자들이 힘을 보탠다. 더불어 롯데문화재단과 함께 젊은 음악가를 양성하는 프로젝트인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 활동도 본격화 한다.

음악감독을 맡은 정명훈은 여름과 겨울방학을 활용해 1년에 두번 무대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특히 관악기 연주자 육성프로그램을 언급하며, 한국 오케스트라가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서기 위해선 이들의 실력 향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복잡한 일은 모두 떠났고, 음악적 책임에서도 떠났다”며 음악에만 집중하겠다는 정명훈의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8월 18일과 19일 첫 공연을 갖는다. 18일에는 조성진 협연으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가 연주된다. 2부 프로그램은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이다. 19일에는 베토벤의 삼중협주곡과 교향곡 5번 ‘운명’을 들려준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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