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 미소화답…감정 북받친 학부모 ‘눈물’
[헤럴드경제=이현정ㆍ정세희 기자] “당신은 찍으셔도 정답입니다”, “기적을 마킹하라”, “날이 좋아서 모든 시험이 쉬웠다”
2018학년도 대학수능시험평가가 치러지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앞은 후배들의 재치만점 응원전으로 뜨거웠다.
수능 한파에 대비해 롱패딩과 목도리로 중무장한 고등학생 100여 명은 한 손에 응원피켓을 들고 북소리에 맞춰 우렁찬 목소리로 응원을 이어갔다. 일부 학생들은 미리 준비한 초콜릿과 젤리를 수험생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오전 5시부터 대기했다는 장충고 재학생 정선우(18) 군은 “수능이 미뤄져서 선배들이 많이 당황했겠지만 지금까지 열심히 해온 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문고 학생들은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 노래인 ‘cheer up’를 개사한 응원곡을 선보였고 직접 그린 학교 선생님들의 초상화를 보이기도 했다. 곽한별 배문고(18) 학생회장은 “선배들이 불안할 것 같아 우리가 직접 그린 선생님들의 초상화를 준비했다”며 “정성이 모은 응원을 보고 선배들이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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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 앞에서 펼쳐진 수능 응원 현장의 모습. [사진=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
응원을 받은 수험생들은 불끈 쥔 주먹을 들어 보이거나 미소로 후배들에게 화답하기도 했다.
한 수험생은 “수능을 앞두고 떨리지만 반가운 후배들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며 “나도 선배들을 위해 2년동안 응원했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수헝생을 시험장에 데려다 준 부모들은 긴장한 표정을 애써 감추며 자녀들의 어깨를 토닥여줬다. 일부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시험장에 들여보낸 후 감정에 북받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3년 동안 쉬는 날 없이 고생한 아들을 생각하면 말을 잇지 못하겠다”며 “노력한 만큼 실수없이 시험을 봤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학생들과 함께 이른 새벽부터 수험생들을 기다린 선생님들은 재학생이 도착할 때마다 시험을 잘 보라는 격려의 마음으로 손을 잡아주었다. 수능 응원에 참석한 이현숙 경신고 교사는 “아이들이 많이 긴장하겠지만 실수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수능 응원에 참석한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한 학부모는 이 교사의 손을 잡고선 “아들이 선생님을 봐서 마음이 훨씬 편해 보였다”며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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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 앞에서 펼쳐진 수능 응원 현장의 모습. [사진=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고와 용산구 용산고 앞에서도 수십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뜨거운 응원을 펼쳤다.
이화여자외고 학생들은 “이화외고 파이팅”등의 응원 피켓을 들고 수험생들에게 초콜릿과 핫팩을 나눠줬고 중경고 학생들은 “작지만 강한 중경“ 플랜카드와 함께 ‘북소리’ 응원을 이어갔다.
올해 수능은 전국 118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지며 총 59만3527명이 응시했다.
ren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