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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청객 미세먼지의 습격] 미세먼지 주의보 떴다…마스크·공기청정기 판매 불났다
안내문자 경각심 자극 유통지도마저 바꿔
마스크·손세정제 등 두자릿수 매출 신장
이색상품 노스크는 758% 폭발적 성장세
의류건조기 등 고가 가전제품도 관심 고조


#.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 발령.’ 서울 용산구에 사는 직장인 김경현(50) 씨는 지난 16일 서울시의 안전 안내문자를 받자마자 회사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몇 개 남지 않은 황사마스크를 집어들고 계산대로 향하니, 이미 마스크를 손에 든 손님 여럿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 결제했다. 마스크를 끼고 퇴근하는데도 목이 간질간질하고 답답했다.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사온 공기청정기가 그를 먼저 반겼다. 이날 하루 풍경만으로도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한층 높아졌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서울 미세먼지 비상조치 발령, 대중교통 이용바랍니다’.

지난해 8월 경기도의 ‘호우주의보 발효’ 안내를 끝으로 끊겼던 안전 안내문자가 지난 주말 이후 3차례나 발송됐다. 연일 내려진 미세먼지 주의보가 소비자 경각심을 높이면서 마스크 등 관련 제품 매출은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미세먼지 공포가 유통지도를 확 바꾸는 흐름도 감지된다. 미세먼지 걱정이 일상을 파고 들면서 관련 가전제품인 공기청정기와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 등은 ‘미세먼지 퇴치 필수가전’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계절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세분화된 관련 제품도 인기몰이 중이다. 

17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최근 일주일(1월 9~15일)간 미세먼지 관련 상품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마스크 매출은 전주보다 3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선 214.9% 급증했다. 비누ㆍ손세정제 매출은 전주보다 10.5%, 전년보다 24.6% 증가했다. 가글 등 구강위생용품도 전주, 전년과 비교해 각각 12.8%, 28.3% 늘었다. 티슈 매출도 전년보다 14.4% 늘어 미세먼지 관련 상품 모두 두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최유정 BGF리테일 생활용품팀 MD는 “최근 미세먼지의 발생 빈도와 농도 수치가 증가하면서 주의 경보가 있을 때마다 편의점 위생용품의 매출이 급상승한다”며 “업계에서도 고객 편의를 위해 관련 상품들의 모음 진열과 증정행사 등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했다.

헬스앤뷰티(H&B)스토어 올리브영에서도 황사마스크 매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9~15일 황사마스크 매출은 직전 주보다 64%,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75% 증가했다. 특히 주말이었던 13~14일 매출은 직전 주말(1월 6~7일)보다 82%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에선 미세먼지 대비용 이색상품인 ‘노스크’(코 삽입형 마스크)가 폭발적 성장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올 들어(1월 1일~15일) 노스크 판매량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4배 이상(305%) 늘었다. 최근 한주(1월 9~15일) 판매량은 직전 주와 비교해 무려 758% 급증했다. 미세먼지 비상조치가 내려진 이후 주문량이 평상시의 8배 이상 치솟은 것이다. ‘휴대용 캔산소’와 같은 이색상품도 잘 팔렸다. 지난 1~15일 판매량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61% 늘었고, 최근 한주 판매량도 전주보다 33% 성장했다.

공기청정기ㆍ의류건조기와 같은 비교적 고가의 가전제품 판매도 활발하다. G마켓에서 지난 9~15일 공기청정기와 건조기 판매량은 직전 주보다 각각 2%, 31% 상승했다. 공기청정기는 이미 가정에 2~3대를 둘 정도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2016년 100만대(렌털포함)에 달했던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지난해 150만대로 50%나 성장했다. 올해는 170만~200만대로 시장규모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미세먼지 탓에 빨래를 말리기 어려워진 주부들의 고충을 공략한 건조기 시장도 뜨겁다.

이에 대형마트 내 가전제품 매장에선 공기청정기와 건조기 등을 매장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홈플러스 월드컵점 내 LG베스트샵 직원은 “아무래도 최근 공기청정기에 대한 문의가 급증한 것이 사실”이라며 “미세먼지 탓에 빨래 말리기도 힘들다보니 건조기에 대한 관심도 예전보다 높아졌다”고 했다.

천예선·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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