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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23명 추방에…러시아도 英 외교관 추방 맞불
英, 자산 동결, 화물 검색 강화…냉전이후 최대 보복 조치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스파이 암살을 둘러싼 영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영국이 러시아 정부를 배후로 지목하며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기로 하자 러시아는 ‘유례없는 도발’이라며 영국 외교관들을 맞추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14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독살 시도에 개입했다는 거짓 명분 하에 메이 총리가 내놓은 대러 제재 조치에 관한 성명을 유례없는 심한 도발로 간주한다”면서 “이는 양국 간의 정상적인 대화 기반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사진=러시아 제재 발표하는 영국 메이 총리. AP연합뉴스]

이어 “영국 정부는 자체 조사를 마무리하거나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틀과 같은 정립된 국제적 형식과 기구를 가동하지 않고 러시아와의 대결이란 선택을 했다”면서 “일방적이고 투명하지 않은 사건 수사 방법에 의존하면서 또 한번 근거 없는 반러 캠페인을 전개하려 시도하고 있음이 명백하다”고 규탄했다.

영국에 망명해 있던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딸 율리아는 지난 4일 한 쇼핑몰 벤치에서 의식불명인 상태로 발견된 뒤 조사 결과 옛 소련 군사용 신경작용제가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14일 의회에서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겠다. 영국 영토에서 (러시아가) 불법적인 물리력을 행사한 데 대한 대가이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냉전시대 이후 최근 3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외교관 추방으로 강력한 외교적인 보복 조치다. 영국은 자국에 위협을 가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러시아의 자산을 동결한다는 조치도 발표했다. 또 영국에 입국하는 러시아인과 화물 등에 대한 검색을 강화하고, 올해 러시아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장관급 정부 인사와 왕실 인사를 보내지 않기로 했다.

이같은 조치가 발표되자 러시아 외무부는 “영국이 러시아 외교관들을 추방하면 우리도 수십 명의 영국 외교관을 추방하겠다”며 맞대응할 방침을 보였다. 외무부는 러시아의 대응 조치가 곧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의 강도높은 제재에 유럽연합(EU)도 힘을 보태고 있다. EU 28개국 정상들은 오는 22일부터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스크리팔 사건을 정식 의제로 올려 논의할 계획이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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