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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체모를 가방’에 화들짝… 지하철 유실물, 하루 385개
“지하철을 폭파하겠다는 협박만큼 간담이 싸늘해질 때는 위험물로 의심되는 물건을 발견했다는 제보를 받았을 때죠.”

2일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전동차와 지하철역 내 ‘위험물 의심물체’이 있다는 제보는 심심찮게 들어온다. 실제 폭발물인 적은 없다. 하지만 하나하나 넘겨 짚을 수 없는만큼 긴장의 끈을 꽉 쥐고 있는 상황이다.

공사의 ‘테러의심 신고현황’을 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1~3월까지 ‘위험물로 보이는 것이 있다’며 공사로 제보한 전화ㆍ문자 수는 16건에 이른다. 2~3개월에 한 번 이상 공사가 전면 수색에 나선 것이다.

위험물로 취급되는 것 상당수는 가방이다.

전체 제보 중 10건이 ‘폭발물로 의심되는 가방이 있다’는 내용이다. 상황 별로 공사 직원과 경찰은 물론 군인, 국정원 직원까지 현장에 나서기도 했다. 가방 안에는 주로 여행ㆍ등산용품 등이 담겨 있었다. 나머지 제보 6건은 수상한 ‘백색 가루’, 비닐 봉투 등에 따른 신고였다.

공사는 이러한 ‘위험물 의심물체’ 제보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위험물 의심물체 대부분은 유실물을 오인해 들어오는 제보인데, 매년 지하철 내 주인 잃은 물건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교통공사 유실물 처리현황’을 보면, 지난해에 발견한 지하철 1~8호선 내 유실물은 모두 14만721개다. 하루에만 385개 넘는 유실물이 발생한 것이다. 유실물은 2014년 11만1219개, 2015년 12만645개, 2016년 12만9422개 등 매년 늘고 있다.

종류별로 볼 때 휴대폰 등 전자제품 16만6933개(24%)를 빼면 가방이 15만9120개(22%)로 가장 많다. 이어 지갑 9만5651개(13%), 의류 5만1371개(7%) 순이다. 이 밖에 액세서리 등 기타물품이 23만6171개(33%)를 기록했다. 공사는 1ㆍ2호선 시청역, 3ㆍ4호선 충무로역, 5ㆍ8호선 왕십리역, 6ㆍ7호선 태릉입구역 등에서 유실물 센터를 운영중이다.

공사 관계자는 “공익을 위한 제보인만큼 위험물 의심물체가 있을시 신고에는 망설임이 없길 바란다”며 “다만 유실물이 줄면 오인으로 인한 신고가 줄어들 것으로 보여, 큰 가방을 든 승객 등은 관리에 좀 더 신경 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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