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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재판 이윤택 “발성·연극 지도 방법이었을 뿐” 혐의 부인
여성 단원을 상습적으로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연극연출가 이윤택(66·사진) 씨 측이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9일 유사강간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 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행동이 정당하다는게 아니라 진상이 왜곡됐다”며 “피해자 의사에 관계 없이 갑자기 추행했다고 하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 씨 측은 연기지도를 해준다면서 여배우의 신체를 강제로 만진 혐의도 “연극 지도 방법”이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무대에서 마이크 없이 발성하려면 단전에 힘이 들어가고 복식호흡을 해야한다고 보고 발성을 지도한다”며 “다수의 연희단거리패에 있던 배우들은 모두 그런 지도방법에 대해 수긍했다”고 했다.

여배우의 신체부위를 허락없이 만져 상해를 입힌 유사강간치상 혐의도 “피고인은 공소장에 적힌 가마골 소극장에서 연습하거나 공연한 적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며 사실관계를 다툴 것을 예고했다.

이 씨는 이날 녹색 수의 차림으로 피고인석을 지켰다. 지난 3월 구속수감된 뒤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씨는 직업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는 “연극 연출가”라고 짧게 답했다.

재판부는 다음 준비기일을 25일 오후 2시에 열기로 했다.

이 씨는 2010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연극단원 8명에게 안마를 시키면서 자신의 신체부위를 만지게 하는 등 23회에 걸쳐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연기지도를 해주겠다면서 여배우의 신체부위를 허락없이 만진 혐의도 있다.

당초 이 씨는 극단 예술감독을 맡은 1999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여성 단원 17명을 62차례 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검찰은 공소시효를 고려해 2010년 4월 이후 발생한 추행에 대해서만 처벌 대상으로 삼았다.

지난 2월 14일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 전 감독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전현직 극단원의 피해 사례가 줄지어 쏟아지면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고도예 기자/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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