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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대선·총선 승리…‘21세기 술탄’ 등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4) 터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했다. [사진제공=로이터연합뉴스]
52.5% 득표…“국가가 나에게 대통령 책무 부여”
2033년까지 초장기 집권 가능…30년 이상 1인자 자리
여당 정의개발당도 총선 승리
경제 위기 극복은 과제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4) 터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선거와 총선거에서 모두 승리하며 ‘21세기 술탄’에 등극했다.

터키 최고선거관리위원회(YSK)는 25일 오전 2시께 에르도안 대통령이 압도적 과반 득표로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선관위는 구체적인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은 선관위를 인용, 대선 개표가 99% 이상 진행된 가운데 에르도안 대통령이 52.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제1 야당 ‘공화인민당(CHP)’의 대선 후보 무하렘 인제(54·얄로바) 의원은 30.7% 득표에 그쳤다.

과반 득표로 결선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선관위의 개표 결과 발표에 앞서 승리를 선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가가 나에게 대통령의 책무를 부여했다”며 “터키는 전 세계에 민주주의에 대한 교훈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날 동시에 치러진 총선에서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이 승리했다.

총선 개표가 99% 진행된 현재 AKP는 전체 600석 중 293석(48.83%)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KP와 선거연대를 구성한 우파 성향 ‘민족주의행동당(MHP)’은 50석(8.33%)를 얻어 여권 선거연대는 과반인 343석(57.17%)을 차지하게 됐다.

이로써 에르도안 대통령은 두 선거에서 모두 승리하며 2033년까지 초장기 집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 터키 정부형태를 의원내각제에서 강력한 대통령중심제로 바꾸는 개헌안을 통과시킨 뒤, 내년 11월로 예정됐던 선거를 올해로 앞당겨 실시했다.

개정된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임기는 5년이며 중임할 수 있다.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 선거를 시행해 당선되면 다시 5년을 재임할 수 있다.

따라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론적으로 2033년까지 초장기 집권이 가능하다. 총리 재임 기간까지 합하면 30년 이상 1인자 자리를 지키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그 이후 또다시 조기 선거를 치르며 영구 집권을 시도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개헌에 따라 에르도안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으로 군림할 수 있게 됐다.

개정 헌법은 대통령이 사법체계에 개입하거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고, 공직자들을 의회의 견제 없이 바로 임명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굳건한 권력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제 위기’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리라화 가치 급락과 물가 급등으로 악화된 터키 경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위협해왔다.

국제신용평가사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통화정책 개입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정책 효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경고음을 냈다.

외국인 자금 이탈 역시 에르도안 대통령의 경제 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야당인 CHP는 이날 개표 발표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CHP 대변인인 뷜렌트 테즈잔 의원은 개표 중반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개표 현장에서 1만개의 선거함 개표 결과를 자체 집계한 결과 에르도안 대통령과 인제 의원의 득표율은 각각 46%와 40%로 나왔다”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무리 많게 잡아도 득표율이 48%를 넘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표 종반에도 실제 개표 속도보다 보도가 훨씬 앞서 있다며 관영 통신을 통해 보도된 개표 결과에 의혹을 제기했다.

인제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아나돌루통신이 조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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