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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돈의 국제유가’…정유사 실적에 시선 집중
- ‘상장 추진’ 아람코 사실상 무산되나

- 국제유가 따라 널뛰는 정유사 실적 


송유관 및 출하대 [제공=대한송유관공사]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상장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자 국내 정유사들이 국제유가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아람코가 기업 가치를 불리는 데 활용해온 유가 부양 기조가 꺾이면 완만한 상향 곡선을 그리던 국제유가 흐름도 변화를 맞아 정유사 손익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람코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아람코는 당초 2019년께 상장을 예고했지만 해외 상장 거래소 선정 문제와 지분을 중국에 매각하는 방안 등을 놓고 진통을 겪어 왔다.

해외 거래소 상장은 주주 소송에 직면할 법적 리스크가 있고, 사우디 거래소는 아람코 상장을 감당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다는 지적이 줄지어 제기됐다.

앞서 사우디 무함마드 왕세자는 아람코 상장을 통해 얻게될 재원으로 제조업 등에 투자해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구조개혁을 추진했다. 최근 유가가 상승하면서 기업공개가 아니더라도 재원을 확보할 방법이 생기자 조심스레 상장 무산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상장이 처음 거론됐을 때에 비해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에 육박하며 2배 가까이 뛰었다. 유가를 더 올려 기업가치를 높이지 않더라도 석유판매 대금으로도 넉넉한 자금 확보가 가능해진 것이다.

다만 상장 자체가 무산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국내 한 정유업계 전문가는 “사우디가 원하는 유가가 아직 달성되지 않아서일 뿐 사우디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볼 때 상장은 언젠가 할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사우디가 미국과 함께 ‘이란 압박용’ 증산에 동참하기로 한 것도 국제유가 흐름의 변수가 되고 있다.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지만 사우디로서는 증산하는 만큼 더 벌 수 있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람코 상장 전망에 따라 춤추는 국제 유가에 따라 국내 정유사는 유가 상승과 하락 국면에서 단기적으로 재고평가이익 증감의 영향을 받아 왔다.

업계는 이보다는 원유 도입 단가와 제품 수요 예측에 중점을 두고 유가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업계 종사자는 “어느 정도 시점까지는 유가가 오르는 것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이익을 봤지만 비싼 제품 가격이 계속 유지되면 수요가 줄어 추가적인 제품 가격 인상을 하지 못하는 고충이 있다”며 “최근 정제마진이 줄어들어 정유사의 주가나 실적 예상치가 낮아진 것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년 9월 배럴당 9.1달러까지 올라갔던 정제마진은 점점 줄어 올해 7월 평균 4.7달러 선에 머무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기에 최근 사우디가 아시아 OSP(공식 원유 판매가격) 프리미엄을 소폭 내리면서 정유사로서는 한숨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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