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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진단 받은 車에서 또 불…BMW 520d 기피현상 확산
지난 4일 오후 2시 15분께 목포시 옥암동 한 대형마트 인근 도로에서 주행 중인 2014년식 BMW 520d 승용차 엔진룸에 불이 나 연기가 치솟았다. 이 화재로 엔진룸과 차체 일부가 탔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 [연합뉴스]

- BMW서비스센터서 안전진단 받고도 불…신뢰에 금
- BMW 기피 ‘포비아’ 현상까지…BMW 주차 금지구역마저 생겨
- 소송도 확대 조짐…2주만에 집단소송 카페 가입자 6500명 돌파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잇단 엔진 화재로 BMW 520d 에 대한 긴급안전진단과 리콜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안전진단을 받은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후속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불안감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BMW 차량을 기피하는 이른바 ‘BMW 포비아(공포증)’ 현상마저 엿보이고 있다.

6일 업계 및 관계당국에 따르면 당초 EGR 모듈의 결함으로 추정됐던 BMW 520d의 잇단 화재사고는 최근 전남 목포시 김모(53)씨 소유의 520d 차량 엔진룸에서 불길이 번지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김 씨가 경찰 조사에서 사고 발생 3일 전인 지난 1일 BMW 서비스센터에서 안전진단을 받았으며, 차량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고 운행을 해왔다고 진술한 것이다.

BMW코리아는 리콜 대상 차량의 EGR 부품 내부를 내시경 장비로 진단하고, 침전물이 많을 시 후속조치로 부품 교체와 청소 등을 진행하고 있다. 내시경 진단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확인서를 발급한다. 그런데 BMW가 ‘화재 위험이 없다’고 자체 진단을 내린 차량에서 불이 난 것이다. 

일단 BMW코리아는 화재 원인이 EGR 모듈이 아닐 가능성에 신중한 입장이지만, EGR 모듈이 화재 원인이 아닐 수 있다는 일부 자동차 전문가들의 의견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전 세계적으로 BMW 디젤 차량에 똑같은 EGR 모듈 부품이 쓰였는데 유난히 한국만 화재 사고가 속출하는 만큼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적용했다’거나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흡기다기관이 열을 견디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안전진단의 신뢰에 금이 가며 불안감은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BMW 차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BMW 포비아를 겪었다는 차주들의 증언까지 속출하는 상태다.

BMW 차량의 주차를 금지하는 곳도 생겨났다.

서울 강남구의 한 기계식 주차장은 ‘BMW 승용차는 절대 주차하실 수 없습니다’라는 경고문이 부착됐고, 서울 종로구의 한 복합상업시설도 지하 주차장에 BMW 주차구역을 별도로 지정했다. 이에 BMW 차주들 사이에선 마트나 백화점 같은 대형 상업시설에 진입조차 불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차주들의 고통이 커지며 관련 소송도 확산되고 있다.

BMW 차주 13명은 전날 BMW 코리아와 딜러사 5곳(동성모터스, 한독모터스, 도이치모터스, 코오롱글로벌, 내쇼날모터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30일 BMW 차주 4명이 이번 리콜 사태와 관련해 낸 1차 소송에 이은 2차 공동소송이다.

뿐만 아니라 집단소송 카페 가입자수도 폭증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네이버에 개설된 BMW 집단소송 카페에는 불과 2주만에 6506명의 소비자들이 가입했고, 유사 카페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전날 전남 목포에서 화재가 발생한 BMW 차량의 안전진단을 벌인 서비스센터에 담당 직원을 급파했다. 우선적으론 목포 서비스센터의 안전진단에 실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파악한 뒤, 단순 실수가 아니라면 후속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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