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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이 드러낸 민낯①]“뚱뚱한데 짧은 옷을?” “운동 좀 해”…몸평에 스트레스 폭발
[사진=헤럴드경제DB]

-여름철 늘어난 노출 탓 바디토크도 증가
-마른 사람은 “해골같다” 지적에 ‘눈치’만
-“자존감 등 부정적…외모 대화 피해야”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 “○○ 씨는 자기관리 안 해?” 직장인 정모(30) 씨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몸매평가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여름에도 긴팔셔츠를 고수해온 정 씨지만 올 여름 최악의 폭염 탓에 처음으로 반팔을 입게 되면서다. 정 씨는 “겨우 반팔셔츠 입고 팔뚝만 드러냈는데 ‘살이 탄력없다’거나 ‘운동 좀 해야겠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불쾌하다”며 “직장 상사들이 ‘몇 킬로냐’며 한 두마디씩 보태는 ‘몸평’이 오지랖 아니면 무엇이냐”고 불쾌해했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역대급 폭염 속에 사람들의 옷차림도 얇아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노출이 늘어나며 드러나는 몸매를 두고 한두마디 보태는 ‘바디토크’(신체 외적 부분을 주제로 한 대화)로 스트레스가 쌓이는 사람들이 있다.

직장인 윤모(28ㆍ여) 씨 역시 최근 다이어트 중인 동성 상사로부터 셀룰라이트(오렌지 껍질 모양의 울퉁불퉁한 피부변화)를 지적하는 말을 들어야만 했다. 상사가 김 씨에게 본인이 효과 본 셀룰라이트 시술을 알려주겠다고 나서면서다.

김 씨는 “내가 받은 시술이 효과가 좋다. ○○ 씨 허벅지 뒤에 셀룰라이트도 금방 없어질 것”이라는 직장 상사의 말을 듣고나서야 내 허벅지에 ‘셀룰라이트’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평소 신경 쓰지 않던 부분인데, 그날 이후 신경쓰인다. 도와주겠다는 뜻이라지만 그런 얘기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디토크는 과체중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마른 체형의 사람들 역시 “살 좀 쪄야겠다. 치면 부러질 것 같다. 근육이 너무 없다”는 바디토크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50㎏대 를 넘어본 적이 없다는 대학생 김모(23) 씨는 마른 팔다리를 보고 건네는 바디토크가 듣기 싫어 여름에도 긴팔에 긴바지만 고집한다.

김 씨는 “과체중인 사람에게 ‘뚱뚱하다’ 말하는 건 실례인 줄 알면서, 마른 사람에게 ‘뼈 밖에 없다’거나 ‘해골 같다’고 말하는 게 무례인 줄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게 예민하니까 말랐지’, ‘밥을 깨작깨작 먹으니 비쩍 골았지’하는 이야기가 지겨워 마른 몸을 최대한 가리고 다닌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바디 토크가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의 자존감과 인식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웅진 지식하우스 발행)로 국내에 알려진 러네이 엥겔른 박사는 “사람들은 지금보다 ‘팻 토크’(Fat Talkㆍ몸을 비하하는 대화)를 줄여야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바디토크를 부추기지도 않고, 외모에 집중된 이야기를 하지도 않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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