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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무역전쟁, 실물경제 파장 현실화…“경기둔화 예상보다 가속화 가능성”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갈수록 험안한 양상을 띠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실물경제 타격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무역전쟁과 함께 미 금리급등 및 국제유가 상승 등 다른 불안 요인들이 복합되면서 경기둔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사전적인 대비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13일 국제금융센터의 ‘주요 경제지표로 보는 무역분쟁의 실물경제 영향’ 보고서를 보면 미국과 중국의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주요 서베이 지표는 물론 실물경제 지표들이 무역부문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지난 7월 340억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해 8월 160억달러, 지난달 2000억달러 등 대(對)중국 수입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2500억달러에 고율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중국도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은 이러한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최근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조정했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보호무역을 통화정책 정상화의 걸림돌로 지목하고 있다.

최근 OECD는 올해와 내년의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1~0.2%포인트 낮은 3.9%와 3.7%로 제시했고, 리가르드 IMF 총재는 무역 자체의 둔화는 물론 투자와 제조업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며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임을 시사했다.

실물경제 지표들도 무역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보고서를 보면 핵심 서베이 지표들은 경기확장을 시사하고 있지만 대체로 둔화되는 추세이며, 세부 항목 중 수출 수주와 무역 부문의 기대지수가 이미 수축 영역에 진입한 상태다

JPM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52.2로 70개월 연속 50을 상회해 경기확장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냈으나, 절대 수치는 지난해 12월 이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특히 이 지수를 구성하는 세부항목 가운데 수출수주 지수는 49.7로, 2016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경기수축을 시사하는 50 이하로 떨어졌다. 무역분쟁이 격화하며 수출 경기가 수축 국면에 진입한 것이다.

중국의 제조업 PMI도 지난달 50.8를 기록해 경기 판단의 기준점인 50을 넘었지만, 블룸버그의 예상치(51.2)보다는 낮았다. 중국 제조업 PMI는 지난해 9월 52.4로 중기 고점을 기록한 이후 변동성이 확대되며 하락 압력이 우세한 상태다. 세부항목을 보면 신규 수출수주가 최근 4개월 연속으로 50을 밑돌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에는 2016년 2월 이후 최저인 48.0에 머물렀다.

실물경제 지표도 위축되고 있다. 한국의 수출은 지난달 -8.2%로 로이터 전망치(-5.7%)를 크게 밑돌았다. 8월 미국 생산자물가가 하락(전월대비 -0.1%)한 가운데, 무역 소비스 부문 물가는 7월(-0.8%) 이어 8월(-0.9%)로 하락폭이 더욱 확대됐다.

전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지수(RWI/ISL)는 8월 132.8로 전년동월대비 2.1% 증가했지만, 올 1월의 고점(134.1)보다 낮은 상태가 7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는 국제무역의 침체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중 무역전쟁의 실물경제 타격이 이처럼 점차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미 금리급등 및 국제유가 상승 등 다른 불안요인들과 혼합돼 경기둔화 우려가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진정되기보다는 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무역부문 중심의 선행지수 악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여기에 미 금리상승으로 신흥국 등 여타 지역의 금융여건 악화가 성장 둔화를 부채질할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경우 2분기 성장률이 전분기대비 0.7%를 기록한 가운데 수출 기여도가 1.3%포인트에 이르고, 2분기 경상수지 흑자(178억달러) 중 상품수지 흑자(318억달러)가 압도적으로 많은 등 수출기여도가 높아 수출 둔화시 충격이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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