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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 유출 정황” vs “검색용으로 저장”…숙명여고 쌍둥이 휴대폰 영어답안 발견
경찰, 재학기간 전체 수사선상에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쌍둥이 딸의 휴대전화 속에서 실제 시험에 출제됐던 영어 시험의 답안을 발견했다. 쌍둥이는 “시험공부를 위해 검색용으로 저장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시험 유출 정황으로 판단하고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수서경찰서는 “쌍둥이 중 동생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영어 시험에 실제로 출제된 일부 문제의 답이 적혀 있는 메모를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문제의 답만 따로 적힌 메모가 발견됐다”며 “시험 문제가 사전에 유출된 정황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25일 두 쌍둥이 딸과 아버지인 전 교무부장 A(53) 씨를 상대로 발견된 답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그러나 재조사에서도 쌍둥이와 A 씨는 “해당 메모는 공부를 위해 검색용으로 저장한 것일 뿐, 시험문제를 사전에 유출한 것은 아니다”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당사자가 모두 혐의를 부인하자 경찰은 발견된 메모와 관련, 이튿날인 지난 26일 시험 관련 교사 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추가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이번에 발견된 메모를 두고 답안만 따로 저장된 점과 메모 작성 시기를 고려, 문제 유출 정황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이전 조사에서도 경찰은 일부 정황 증거를 쌍둥이의 휴대전화 속에서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쌍둥이는 드러난 정황증거에 대해 “시험공부 과정에서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이라고 반박하는 등 세 차례 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혐의 입증을 위해서는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과목 시험에서 문제 유출 정황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쌍둥이가 각각 문ㆍ이과 1등 성적을 받은 만큼 전체 과목을 모두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경찰은 최초 의혹이 불거진 지난 1학기 시험뿐만 아니라 두 쌍둥이의 재학 기간 전체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ㆍ2학기 시험과 함께 최근 성적이 발표된 2학기 중간고사도 수사 선상에 올린 경찰은 최근 학교로부터 시험성적을 받아 전문가에게 검토를 의뢰했다.

쌍둥이는 1학년이었던 지난해 1학기 각각 전교 121등과 59등을 차지했다. 그러나 2학기에는 5등과 2등을 차지했고, 지난 1학기에는 각각 문ㆍ이과 1등을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두 쌍둥이는 교내 교과상을 10여 개나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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