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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마오타이주’ 화려한 날은 가고…소비 ‘한파’ 왔다

마오타이, 중 소비재 마지막 보루
3분기 실적 급강하…中 경기 빨간불 신호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거침없이 질주하던 중국 고급술 구이저우(貴州) 마오타이주(茅臺酒)가 고꾸라졌다.

지난해 130%가 넘었던 순이익이 2%대로 꺾였고, 주가는 지난 29일 10% 하락하며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중국 소비재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던 마오타이의 기세가 꺾이자 중국 경제에 ‘진짜’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오타이주는 중국의 최고급 술로 꼽힌다. 국빈 만찬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국주(國酒)이기도 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당시 만찬에 2억원짜리 마오타이가 오르고 선물꾸러미에도 담겨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주식시장에서는 ‘황제주’로 불린다. 지난 2001년 8월 상하이 거래소에 상장한 이래 수년째 가장 비싼 몸값을 지켜왔다.

시진핑(習近平) 주석 집권(2014년) 초기 부패척결의 대상으로 지목되며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성장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중산층들이 마시기 시작하면서 마오타이의 몸값은 급격히 회복됐다.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재테크시장에서는 “아파트에 투자하느니 차라리 마오타이를 사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실제 마오타이 주가는 2007년 이후 1400%나 급등했다.

이토록 화려한 날을 구가했기에 지난 28일 발표된 마오타이의 실적은 충격을 안겼다.

마오타이의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와 2.7% 각각 증가했다. 작년 3분기 매출과 순이익 증가율이 115.8%와 138.5%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제로 성장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다음날 상하이증시에서 마오타이주가는 가격제한폭(10%)까지 떨어졌다. 연초 1조위안에 접근했던 시총은 6900억위안으로 주저앉았다. 상장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마오타이의 실적과 주가 고공행진은 중국의 소비주도 경제성장의 낙관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돼왔다. 때문에 이같은 실적 둔화와 주가 급락에 충격이 클 수 밖에 없다. 마오타이 뿐 아니라 우량예, 산시펀주 등 바이주 업종이 하한가 대열에 합류하면서 중국의 소비 전망에 우려를 더했다.

중국 증권사 궈타이쥔안은 “바이주산업은 지난 2년간 중산층 소비 증가의 힘으로 성장했으나 앞으로 하향이 불가피하다”면서 비관적인 내수 전망을 내놓았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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