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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낙하’하는 국제 유가…하루만에 7% 급락
칼리드 알 팔리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이 12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 석유 전시 행사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3년만에 최대 낙폭…WTI 50달러대, 브렌트유 60달러대로
이란 제재 속 원유 공급 부족 전망→공급 과잉 우려로 전환
미중 무역전쟁, 强달러로 개도국 원유 수요 감소 전망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국제유가가 ‘자유 낙하(free-fall)’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7%나 떨어졌다. 12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원유 시장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계획도 아무런 저항이 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산 제동과 달러 강세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원유 공급 부족 전망이 내년 공급 과잉 우려로 바뀌는 분위기다.

13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선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전날보다 4.24달러(7.1%) 하락한 55.6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배럴당 60달러선이 무너진 이후 크게 휘청이는 모습이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 역시 7%에 육박하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하루만에 7% 안팎으로 떨어진 것은 3년만에 최대 낙폭이다.

특히 WTI 가격은 지난달 3일 배럴당 76달러선까지 치솟으며 4면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떨어진 수준이다. 미국에선 유가가 연간 최고치 대비 20% 이상 하락할 경우 ‘약세장(Bear Market)’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한다.

국제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사우디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를 열고 다음달부터 하루 50만배럴 원유 생산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이 같은 감산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의 즉각적인 원유 감산에 제동 속에 힘을 잃었다. 사우디의 감산 소식이 알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와 OPEC는 원유 생산을 줄이지 않을 것이다. 유가는 공급을 기반으로 훨씬 더 낮아져야 한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ING의 워런 패트슨 상품 전략가는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이번 트윗은 유가에 분명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내년 원유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 속에 OPEC은 분명히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최대한 무시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에 대비해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은 상당 수준에 이르렀다. 미국의 경우 원유 생산이 최근 몇달동안 하루 1100만배럴이 넘었고, 러시아 역시 구소련 시대 기록했던 최고 수준의 원유 생산을 유지하고 있다. 사우디도 지난달 하루 평균 원유 생산이 1060만배럴에 이르렀다.

이 같은 원유 공급 증가는 미국의 이란 원유 수출 제재 복원에 대비한 것이었으나, 최근 한국 등 8개 국가에 대한 제재 예외국을 인정하며 원유 공급 과잉에 대한 시장 우려를 키웠다.

여기에 미국의 ‘강한 달러’도 원유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 CNBC 방송은 지난 두 달간 달러 가치가 3%나 증가했으며, 이는 원유 수입국들의 부담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많은 개발도상국가들은 높은 유가와 함께 달러 강세로 경제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OPEC도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을 점차 줄이는 모습이다. 10월 OPEC 원유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는 하루 평균 129만 배럴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예상한 수치보다 7만배럴 줄어든 것이며, 지난 7월 145만 배럴 증가 전망보다 16만배럴이나 축소된 수준이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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