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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트리온, 16년만에 ‘빅3’ 도약…‘제약산업’ 새 이정표 던지다
셀트리온이 올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업계 3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액 7395억원 기록
유한양행·GC녹십자 이어 1조클럽 전망
3분기 실적 감소에도 업계 3위 성적

기존 방식 벗어나 바이오시밀러 개발
램시마·트룩시마 등 해외 수출 성공
업계에 제약강국 위한 전략변화 메시지


국내 제약업계의 순위 변동이 예상된다. 120년 제약산업에서 상위권은 항상 유한양행, GC녹십자, 한미약품 등 업력이 오랜 전통 제약사들의 무대였다. 하지만 올해 셀트리온이 빅3에 입성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2002년 설립돼 채 20년이 되지 않은 셀트리온은 기존 제약사들처럼 외부 품목 도입이나 제네릭 판매라는 전통 방식에서 벗어나 바이오시밀러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 특히 셀트리온은 한국의 제약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어떤 변화와 전략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표를 던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

셀트리온 연결 매출 7395억원, 유한ㆍ녹십자 이어 3위=셀트리온은 올해 3분기 연결 누적 매출액이 739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6%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누적 영업이익은 2947억원으로 16.6% 감소했다.

셀트리온의 3분기 실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매출액 231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36억원으로 44%나 감소했다.

셀트리온은 “유럽에서 인플릭시맙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독점적 지위를 지속하고 후속 제품인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빠른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급단가 조정 및 1공장 증설 준비로 인한 일시적 가동률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했다.

이렇게 기대에 못미친 실적에 셀트리온 주가는 13일 현재 20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셀트리온의 매출은 업계 3위에 해당한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제약사 가운데 매출액 1위는 1조951억원의 유한양행이 차지했다. 유한은 3분기만에 1억원을 돌파하며 올해 첫 1조5000억원에 도전한다.

다음으로는 GC녹십자가 9882억원을 기록했다. 1조원에 조금 못미쳤지만 올해 역시 1조 클럽은 무난할 전망이다. 이어 셀트리온이 3위를 차지했고 7222억원을 기록한 한미약품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종근당은 690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도에 비해 높은 5위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9600억원으로 3위 자리를 차지했던 대웅제약은 올해 6861억원으로 6위를 차지했다.

셀트리온, 올해 ‘1조 클럽’ 가입 유력=이런 추세대로라면 셀트리온은 업계 3위와 함께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셀트리온의 지난해 매출은 9490억원으로 1조에 500억원 정도가 모자랐다. 하지만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개발한 바이오시밀러가 유럽 및 미국 등 진출한 해외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실제 셀트리온의 지난 5년(2013~2017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40%를 넘는다. 지난 2014년 4710억원으로 채 5000억원이 되지 않던 셀트리온은 2015년 6000억원을 찍더니 이후 급속히 성장하며 지난해 9500억원까지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반면 기존 제약사들의 경우 성장률은 6~12% 정도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올해 매출은 1조961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1조5080억원), GC녹십자(1조3327억원)에 이은 3위다. 한미약품(9777억원), 종근당(9437억원), 대웅제약(9430억원)이 뒤를 이을 것으로 예측된다. 셀트리온이 제약업계에 진출한지 16년만에 수많은 전통제약사들을 제치고 업계 3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제약업계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에서도 이름이 오르내리며 최근 제약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 된 것 같다”며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크게 성장한 제약사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셀트리온, 업계에 변화 필요하다는 ‘메시지’ 던져=셀트리온의 이같은 성공적인 행보는 제약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셀트리온은 기존 제약사들처럼 외부 품목(글로벌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도입해 대신 팔아 이익을 남기거나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복제약을 생산하는 방식을 떨쳐버렸다.

2000년대 초반 설립 때부터 향후 바이오의약품 사용이 늘어날 것을 예상하고 이를 타깃으로 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올인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해 동등한 치료 효과를 보이지만 고가의 오리지널보다 저렴한 약가를 통해 경쟁력이 있다. 이렇게 탄생한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은 바이오시밀러의 사용량이 확대되는 유럽을 중심으로 전세계로 공급을 확대하게 된다. 거기에 현지 파트너사들과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이 가진 시장을 조금씩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의 사용 확대라는 환경 변화와 함께 적극적인 현지화 마케팅 전략이 맞아 떨어지면서 성장하게 됐다”며 “특히 셀트리온은 기존 방식을 고수하던 국내 제약업계에 새로운 변화와 전략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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