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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개혁개방40년, 新냉전시대] ‘두개의 태양은 없다’…美中, ‘협력’에서 ‘대결’로
지난해 11월 9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對中 적자, 1985년 600만달러→2017년 3755억달러
WSJ “26년 전부터 미중 무역전쟁”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1950년대 소련과 경쟁하던 미국에는 공산주의자를 척결해야 한다는 ‘매카시 광풍’이 휩쓸고 지나갔다. 1970년대 초 미국과 중국의 관계 개선이 시작됐지만 미국은 중국을 ‘중공(Communist China)’,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인식했다. 미국은 가난하지만 잠재력이 큰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도 도왔다.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한 중국은 이제 G1 미국을 위협하는 ‘적’으로 돌아섰다.

1971년 헨리 키신저 미 대통령 보좌관이 극비리에 중국을 방문했다. 이듬해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과 마오쩌둥 중국 국가 주석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양국은 미국의 선진 기술을 공유할 방안을 논의했다.

2000년대 초 기밀 해제된 문서에 따르면 닉슨 대통령이나 키신저 보좌관은 중국과 경제 분야에서 경쟁할 것이라는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았다. 1970년 중국의 1인당 평균 국내총생산(GDP)은 113달러(약 12만원)에 불과했다.

1980년대 양국의 무역이 증가했지만 미국은 세계 최대 경제 대국 일본과의 경쟁에 초점을 맞췄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을 적극 도왔다. 클린턴 행정부는 중국이 시장 경제에 편입되면 미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회를 설득했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1985년부터 줄곧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1985년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 적자는 600만달러(약 67억원)로 무시할만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WTO 가입 후 중국은 값싼 노동력 등을 활용해 미국과의 무역 적자 폭을 넓혀 나갔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적자 폭은 3755억달러(약 423조원)에 달했다.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중국은 WTO 시작부터 미국을 속였다”며 “중국을 비난하지 않는다, 이 나라를 운영한 대통령ㆍ의원ㆍ협상가들을 비난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중국에 관세 폭탄을 퍼부으며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실 미중 무역전쟁은 26년전인 1992년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밝혔다.

당시 미국 기업인들은 중국이 지적 재산권과 무역 비밀을 훔쳐간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선포했다. 고위 회담 끝에 양국은 저작권 보호 규정 강화 등에 합의했다. 미국은 관세 부과에서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당시 합의에 대한 낙관론은 3년도 지나지 않아 환멸로 바뀌었다. 미국 기업인들은 클린턴 행정부에 심각하고 지속적인 중국의 지적 재산권 침해 문제를 토로했다.

1995년 초 미국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산업 연합의 대표는 의회에서 “중국 본토에서 사용되는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94%는 저작권 침해”라고 증언했다.

미국은 중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20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중국산 직물 등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중국은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보복하겠다고 맞섰다.

규모만 커졌을 뿐 26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같은 이슈가 양국 테이블 위에 올라와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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