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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트업 세계, 끊이지 않는 카피캣 논란
왼쪽이 ‘급구’ 서비스 화면. 오른쪽이 크몽의 ‘쑨’ 서비스 화면.
프리랜서 플랫폼 ‘크몽’, 단기알바 플랫폼 ‘급구’ 미팅 후 유사서비스 출시
급구측 “최고기술책임자 대동해 기술 살핀 뒤 서비스 출시 등 문제”
크몽측 “유사서비스 이미 많아…지분투자 계획했으나 상황 안 맞아”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PC방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한 1세대 스타트업 대표가 후배 스타트업 대표에게 미팅을 요청한 뒤 주요 코드 내용 등을 살펴보고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해 논란이 예상된다.

3일 스타트업업계에 따르면, 프리랜서 마켓플랫폼 ‘크몽’의 박현호 대표는 지난 9월 단기 알바 채용 플랫폼 ‘급구’의 신현식 대표에게 메일을 보냈다.

박 대표는 신 대표에게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다가 이미 잘 만든 앱이 있어 연락 드린다”고 했다.

당시 급구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우승, 스톤브릿지벤처스, 롯데 액셀러레이터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시장성을 인정받은 상황이었다. 크몽은 시리즈B 110억원대 투자를 마치며 성장에 탄력이 붙은 상황이었다.

박 대표는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대동하고 신 대표를 만났다. 급구의 서비스 및 주요 코드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신 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스타트업끼리 협업 모델을 꾸리는 경우가 많아 그런 것을 원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박 대표는 유사 서비스를 개발했다. 박 대표는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단기알바 실시간 매칭앱을 함께 만들 개발자를 구한다. 10월부터 프로젝트 시작했다”는 글을 올렸다. 또 보도자료를 통해 “크몽이 세상의 모든 서비스에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해,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엽자들을 위한 가장 빠른 단기 알바 매칭앱, ‘쑨’을 시작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신 대표는 “‘실시간’ 활동 유저 위주의 리얼타임 매칭 서비스 및 업종을 태그화해 유사성을 분석하고 매칭하는 것은 급구가 많은 고민과 테스트를 통해 개발하고 적용한 기술인데 이것을 그대로 가져가서 쓴 것과 다름이 없다”고 했다.

박 대표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섭섭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이해는 하지만 초단기알바 시장은 수년 전부터 하려고 했던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구에 지분 투자 등을 생각하고 미팅을 잡았으나 급구가 VC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을 뒤늦게 알았다. 이렇게 되면 지분 투자 등이 힘들어진다. 미팅 직전에 약속을 깨기가 그래서 일단 만났던 것이고, CTO 동행은 같은 부산 출신으로 동향 사람이라 동행한 것이다. 이번 단기알바 플랫폼 런칭에는 CTO가 전혀 관여가 안 됐다”고 했다.

스타트업 업계 카피캣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챗봇 스타트업 ‘타로챗봇 라마마’와 ‘연애챗봇 타로냥’이 카피캣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라마마 서비스를 운영하는 이수지 대표의 문제제기 후 타로냥 서비스를 운영하는 봉봉 측은 서비스를 중단했다.

NBT의 잠금화면 광고 앱 ‘캐시슬라이드’는 쿠차의 ‘쿠차슬라이드’에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 역시 카메라 앱 ‘싸이메라’에 오디너리팩토리의 ‘아날로그 필름’의 일부 필터를 도용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스타트업 관련 법률 업무을 진행하는 유앤아이파트너스 고한경 변호사는 “봉구비어의 사례처럼 카피캣으로 인한 문제가 많이 있었다. 최근 특허청에서도 부정경쟁행위법(상품형태 및 영업 외관 모방) 을 개정해 관련 상품 및 서비스에 의욕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이그니스’의 간편식 ‘랩노쉬’를 카피한 엄마사랑의 간편식 생산 중단 통보가 단적인 예다”며 “어느 정도 유사성이 있는지 세부적으로 살펴봐야 하겠지만 관련 정보를 얻어갔다면 위반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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