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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나 발견해도 우리 병원은 가지 말아줘”…서울의료원 간호사 유서
- “조문도 안 왔으면”…자필 유서 공개
- 직장 내 괴롭힘 의혹 커져 

지난 5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시 산하 서울의료원 간호사 서모(29) 씨의 자필유서. [제공=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헤럴드경제=정세희ㆍ성기윤 기자] “엄마 사랑해. 나 발견하면 우리 병원은 가지 말아줘.”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시 산하 서울의료원 간호사 서모(29) 씨의 자필 유서가 공개됐다. 이 병원 간호행정부서에서 일하던 5년차 간호사 서 씨는 지난 5일 서울 성북구 자택에서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에서 서 씨는 “조문도 우리 병원 사람들은 안 왔으면 좋겠다”면서 병원 동료들에 대한 원한을 드러냈다. 유가족들은 “객관적인 제3의 기관에서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가족의 입장문. [제공=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유가족 측은 입장문을 통해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은 진상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고, 어제 10일 현장 점검을 하고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달한다고 했지만 이는 거짓”이라면서 “유족에게 병원장이 한번 찾아온 뒤 한번도 본적도, 연락이 온 적도 없다. 그런데도 유족의 뜻대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고 거짓진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서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경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지목했다. 2013년 입사 후 병동에서 일해 온 서 씨는 지난달 18일 간호 행정부서로 발령이 났고, 업무 인계인수 중이었다고 알려졌다.

김경희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새서울의료원분회 분회장은 “서 씨는 5년넘게 병동에서 근무를 잘했고 태움을 받은 적도 없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태움이라기 보다는 직장내 괴롭힘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의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로는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없다.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외부인이 진상조사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와 시 출연기관인 서울의료원에 따르면 시 감사위원회는 이날 감사위원 4명을 서울의료원에 보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시는 지난 9일부터 서울의료원과 진상 파악에 나섰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날부터 시 감사위원회 차원에서 조사에 나섰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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