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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보료 인하‘ 나선 박재식…금융권 태풍 몰고오나
저축은행업계 오랜 숙원
“靑과 얘기하겠다” 의지
보험권도 ‘언감청고소원’
최종구 후배, 위성백 선배


[헤럴드경제=박준규ㆍ배두헌 기자]박재식 신임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취임일성으로 밝힌 ‘예금보험료 인하’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예보료 인하는 저축은행 뿐 아니라 보험 등 2금융권에서도 줄곧 요구해 온 사안이어서다. 하지만 금융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예금보험공사의 반대논리가 워낙 강해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박재식 중앙회장은 22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선거를 준비하면서 만난 모든 회원사 대표님들이 (예보료가) 부담스럽다고 하더라”며 “우선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예보료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가 지급불능 상태에 이를 것을 대비해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은행예금에서 빼가는 ‘보험료’ 명목의 돈을 말한다. 보험료율은 업권마다 다른데 저축은행에 적용되는 예보료율(0.4%)은 시중은행(0.08%)의 5배다. 위험이 크니 보험료도 더 내야한다는 이유에서다. 예보료 인하는 저축은행업계의 오랜 바람이었다. 하지만 예보는 보험료율 인하에 대해선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한 저축은행 대표는 “예보료는 복잡하게 얽힌 문제다. 정부 경력을 자부하는 신임 회장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보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재무상황이 개선되고는 있으나 저신용 차주의 비중이 높은 위험요인이 여전하다”며 “인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회장의 의지도 강력하다. 그는 “예보료 문제는 예보 차원에서 결정할 것도 아니고 금융위, 청와대하고도 얘기를 해야 한다”며 “무조건 인하해 달라고 하면 안 된다. 정부와 업계의 고민을 다 헤아려서 논리를 세워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행시 26기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을 지냈다. 위성백 예보 사장(행시 32기)과 기재부에서 함께 근무했고 국고국장 자리도 물려줬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행시 1기수 후배다. 참여정부 시절에 2년간 청와대 근무 경력도 있다.

박 회장은 “저축은행중앙회장이 됐으니 예보료를 두고서 (위 사장과) 이야기 해보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예보료 인하를 이뤄낸다면 타 금융업권에도 상당한 파장이 미칠 수 있다. 0.15%의 예보료율 적용받는 보험사들도 꾸준히 인하를 요구해 왔다. 저축은행에 적용되는 요율 인하가 추진되면 ‘우리도 낮춰달라’는 요구가 봇물 터질 수 있다.

박 회장은 “예보료 외에도 저축은행 지배구조, 디지털 뱅킹 추진 등 현안이 많다”며 “회원사들과 협의해서 리스트 만들어 우선순위를 정하고 접근 방식까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원사들과 소통은 긴밀하게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월례로 만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도 했다.

오는 25일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저축은행 CEO들의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박재식 회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저축은행 사태를 겪은 뒤로 감독당국이 못미더워서 족쇄를 채운 것 같다”며 “이제 업권이 제법 건실해졌으니 불합리한 것들은 완화해도 되겠다는 뜻을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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