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약탈적 금융’ 지적받던 저축은행…올해 키워드는 건전성
지난 2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저축은행CEO 간담회에서 윤석헌 금감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금융감독원장과 저축은행 CEO들이 만나는 연례 간담회의 온도차가 뚜렷하다. 지난해엔 저축은행의 고금리 영업을 ‘질타’하는 분위기였다면 올해는 건전성 관리를 ‘당부’했다.

지난해 4월 16일 간담회에서 당시 김기식 원장은 “(저축은행이) 저리로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과도한 예대금리차를 기반으로 높은 수익을 올린다”며 “국민 상대로 고금리대출 영업을 한다는 지적에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금융당국은 연체가산이자율 상한선을 설정하는 등 ‘금리인하’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업계 일각에선 “다른 업권과의 차이를 당국이 이해하질 못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왔지만 감독기관의 기조를 거스를 수 없었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약탈적 금융이란 표현까지 등장하며 저축은행 고금리가 이슈로 떠올랐다. 울며 겨자먹기로 금리 조정에 나섰다”며 “작년 간담회 분위기도 이야기를 나눈다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훈시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신용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해 말 10% 후반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주요 저축은행(OKㆍ애큐온ㆍ유진ㆍJT친애ㆍ웰컴)이 취급한 가계신용대출 가운데 금리가 14~16% 이하인 건의 비율이 25%로 가장 높다. 2017년 12월 이들 은행이 취급한 신용대출의 31%가 금리 27~28%에 몰렸던 것과 달라진 구도다.

지난해 2월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27.9%→24%)하기도 했지만 저축은행들도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는 ‘탈(脫) 고금리’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저축은행들에게 강조되는 건 건전성 지키기다. 윤석헌 원장은 지난 25일 간담회에서 “자체적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고 부실채권을 조속히 정리하고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이 6.5%(지난해 9월 기준)로 2017년 말(6.1%)보다 소폭 올랐다는 통계도 제시했다.

현재 저축은행의 전반적인 자본 적정성은 건강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6월 기준 14.5%로, 규제비율(7~8%)를 웃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금리 등으로 대출 부실화 가능성을 저축은행도 주시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저축은행 대표는 “당국의 톤이 달라지긴 했지만 건전성 강화라는 것도 적정한 금리로 신용도 높은 차주에 대출를 내주라는 것으로 이해된다”며 “저축은행들이 고신용자 대출에 신경쓰는 분위기가 굳어질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nya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