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 재활 후 경희대 응용예술 박사과정 졸업한 더크로스 김혁건. [연합] |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록밴드 ‘더 크로스’ 활동 중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 판정을 받은 보컬 김혁건 씨가 ‘인간승리’의 주인공이 돼 근황을 알렸다.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나선 김 씨는 20일 열린 경희대 졸업식에서 응용예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전신마비 상태인 김 씨가 학업을 계속하기로 결심을 굳힌 후 약 4년 만에 거둔 값진 노력의 결실이다.
2003년 ‘더 크로스’로 데뷔한 가수 김 씨는 2012년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던 중 불법 유턴 차량과 부딪혀 경추 손상에 의한 전신마비 판정을 받은 김 씨는 2년간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어깨 아래로는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태다. 이런 김 씨가 학업을 계속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사고 직전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대중예술전공 석사 과정에 재학 중으로 졸업까지 한 학기만을 남겨놓은 상태였기 때문.
김 씨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학교에 다니기도 어려울뿐더러 사람들의 시선도 부담스러웠다고 당시 심정을 토로했다. 그렇지만 한 학기만 다니면 졸업하는 상황에서 공부를 놓아 버리기에는 너무 아쉬움이 컸다고.
학교생활로 돌아온 그였지만 당장 전자책으로 나온 전공 서적이 거의 없어 책을 일일이 스캔해 컴퓨터로 봐야 했으며 시험을 보거나 수업을 들을 때도 학습도우미가 대신 필기를 해줘야 했다.
김 씨는 “여기서 포기하면 다른 것들도 계속 포기하면서 살아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히려 오기가 생겼다. 일반 학생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면 두 배, 세 배 이상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석사 과정을 마친 김 씨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2017년 같은 대학 응용예술학과 박사과정에 지원했다. 박사과정 도중 김 씨가 펴낸 논문은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등재 학술지에도 실렸다. 김 씨는 논문을 쓰면서 임상연구를 위해 따로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그는 장애인이 일상 속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오는 3월 경희대 법무대학원에 다시 진학한다.
김씨는 “대학원에서 법을 공부해 장애인이 사회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환경을 개선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새로운 목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