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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괄도네넴띤, 1020-기성세대 잇는 다리 역할 기대”
-팔도 마케팅부문 면BM팀 윤인균 과장 인터뷰
-최근 출시한 한정판 ‘괄도네넴띤’ 인기몰이 중
-실험적(?) 제품임에도 고정완 사장 등 신뢰 속 탄생
-괄도네넴띤 인기 업고 팔도비빔면 판매도 신기록 예상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장수 브랜드는 10~20대에게 브랜드를 재인지시키는 게 큰 숙제예요. ‘괄도네넴띤’으로 인해 간판 장수 제품 ‘팔도비빔면’이 재조명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컸죠.”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국야쿠르트 본사에서 만난 윤인균(37) 팔도 마케팅부문 면 BM(브랜드마케팅)팀 과장은 히트 상품 괄도네넴띤 기획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와 면 BM팀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출시 첫날인 지난달 19일, 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괄도네넴띤’이 3위에, ‘팔도비빔면’이 7위에 올랐다. 괄도네넴띤이 화제가 되자 팔도비빔면을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팔도비빔면까지 호기심에 검색해본 결과다.

▶품귀현상…공장 전력가동 중=괄도네넴띤은 팔도가 비빔면 출시 35주년을 맞아 선보인 한정판 제품이다. ‘팔도비빔면’이라는 글자가 언뜻 ‘괄도네넴띤’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인터넷에서 애칭처럼 사용되던 신조어가 제품명으로 채택됐다. 식품업계에선 이례적인 ‘파격’이다.

“1020 소비자가 괄도네넴띤 출시를 계기로 기성세대에게 더 친숙한 팔도비빔면을 검색해보고 인지한다는 점에서, 괄도네넴띤이 타깃인 젊은층과 기성세대 간 다리 역할을 하는 제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괄도네넴띤은 출시되자마자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만 판매한 1차 물량 2만 세트는 23시간 만에 소진됐다. 현재는 온라인 구매도 불가능해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국내 화제성을 타고 벌써부터 미국 등 해외에서도 수출 요청이 밀려들고 있다. 팔도는 오는 11일부터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본격 유통을 시작할 계획이다. 원활한 공급을 위해 현재 생산공장을 전력 가동하며 물량 비축에 공들이고 있다.

▶“고객의견 경청ㆍ언어유희 재미 등 인기요인”=괄도네넴띤이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 데 대해 윤 과장은 “장수 브랜드 팔도비빔면이 걸어온 길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팔도는 지금까지 고객 의견을 수렴해 1.2인분 한정판 비빔면, 만능비빔장, 팔도비빔밥 등 다양한 파생 상품을 선보였다. 그는 “팔도비빔면이 고객 성원으로 장수 브랜드가 된 이상 고객의 브랜드나 마찬가지로 여기고 있다”며 “지금까지 고객 의견을 어떻게든 제품에 반영하고자 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괄도네넴띤도 젊은층 소비자들이 부르던 애칭을 제품명으로 채택해 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조어 제품명을 두고 일각에선 ‘한글 파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윤 과장은 “10~20대들이 ‘팔도비빔면’(이라는 글자를)을 착시효과를 통해 새롭게 본 방법 중 하나라고 이해했다”며 “어떻게 보면 한글이 재밌는 놀이가 될 수 있고 한글에 대한 관심을 더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격 신제품…고정완사장 등 지지 속 탄생”=다소 해괴해 보일수 있는 제품명과 복고풍 디자인 등 실험성(?)에도 출시 과정은 비교적 순탄했다. 신조어를 활용한 제품명부터 팔도비빔면 하면 떠오르는 ‘파란색’을 버린 디자인까지 회사 입장에선 모험이었다. 마케팅 실무자들의 도전적 구상을 마케팅 임원은 물론 고정완 팔도 사장까지 과감하게 결재하면서 히트작이 탄생할 수 있었다.

“신제품이 나오면 (고정완)사장님이 늘 시식을 하시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시식을 아예 안하셨어요. 그냥 진행하라고 하셔서 굉장히 놀랐죠. 젊은층이 원하는 제품이고 그들 입맛에 맞아야 하는 건데 본인의 평가가 전달되면 제품 개발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신거죠. 제품 성격이나 디자인 파격성을 두고도 걱정이 있었는데 마케팅 임원은 물론 사장님까지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셨어요.”

제품명과 디자인이 주는 재미 뿐 아니라 기존 비빔면보다 ‘맛있게 매워진’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기존 팔도비빔면에 비해 매운맛을 다섯배 강화했다. 이는 젊은층이 최근 열광하는 맛이 ‘매운맛’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시중에 이미 다양한 매운 비빔면이 있는 만큼, 차별화된 매운맛을 구현하고자 했다. 그렇게 선택한 재료가 ‘할라피뇨’다. 할라피뇨와 팔도의 액상스프 노하우가 만나 개운한 매운맛을 낼 수 있었다고 윤 과장은 강조했다.

▶“괄도네넴띤 힘입어 팔도비빔면 판매 신기록 기대”=한편 괄도네넴띤의 뿌리인 팔도비빔면은 지난해 역대 최고 연간 판매량인 1억개 기록을 세웠다. 팔도는 올해 비빔면 판매량이 괄도네넴띤 화제성에 힘입어 지난해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팔도는 다양한 팔도비빔면 레시피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조만간 ‘쿡방’으로 유명한 크리에이터 소프와 함께 팔도비빔면 맛있게 먹는 법을 콘텐츠로 제작해 디지털 광고를 진행한다.

“팔도비빔면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가 많기 때문에 올해는 그 부분으로 고객들에게 더 다가가고 싶어요. 기존 비빔면에 뭔가 자꾸 첨가해 내놓는 건 이제 고객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팔도비빔면이 다양한 레시피로 즐거움을 줄 수있는 그런 도화지같은 제품이 되었으면 합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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