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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긍정적 모멘텀 불구, 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 상존”…기재부 그린북, ‘안이한’ 경기 평가
KDI “경기둔화” 진단과 대조적…“리스크 관리, 정책과제 추진에 총력”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우리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인 반도체 등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경기침체가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연초 산업활동 및 경제심리 지표 개선 등 긍정적 모멘텀이 있다”고 최근 경제를 평가했다.

기재부는 이어 “세계경제 성장 둔화 우려를 비롯해 반도체 업황과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등 불확실 요인이 상존해있다”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경제의 역동성과 포용성 강화를 위한 정책의 속도감 있는 추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15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를 통해 이같이 최근 경기를 진단하고 정부의 기본 대응 방안을 밝혔다.

하지만 기재부의 이런 경기평가는 반도체와 대중 수출의 급격한 감소와 투자 부진, 민간 부문의 일자리 창출 부진 등으로 연초부터 경기둔화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것에 비해 상당히 안이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11일 ‘KDI 경제동향’ 3월호를 통해 “투자와 수출의 부진을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되는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그린북’ 3월호를 보면 기재부는 주요 경제지표의 표면적 개선에 방점을 두면서 경기상황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먼저 생산과 소비 등 실물경제에 대해선 “2019년 1월 이후 주요 산업활동 및 경제심리 관련지표들은 개선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월 생산의 경우 광공업(전월비 0.5%), 서비스업(0.9%), 건설업(2.1%)이 모두 증가하면서 전산업생산이 전월비 0.8% 증가했고, 지출 부문에선 1월 들어 견실한 소비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도 증가로 전환됐다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수출과 관련해서는 “시장 예상보다 빠른 반도체 가격 조정, 중국 등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등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2월 들어서도 전년동월대비 11.1% 감소하면서 조정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표의 전반적 개선 속에 나타난 부분적 현상으로 부연 설명했다.

고용에 대해서도 “취업자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2월 취업자는 서비스업 고용 개선, 정부의 일자리사업 영향 등으로 26만3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경제활동 참가 확대 등으로 인해 전년동월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자리 상황 평가도 제조업과 도소매 등 민간 부문 취업자가 계속 감소하는 등 구조적 개선이 미흡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실업자가 역대 최대 수준인 130만명에 달하는 등 체감도와도 동떨어진 설명인 셈이다.

정부의 경제흐름에 대한 평가는 경제정책 방향을 좌우함은 물론, 경제주체들의 경제상황 판단의 주요 준거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정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대’를 반영한 정부의 안이한 평가와 대응이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기재부가 각 업종 단체의 속보치를 집계한 결과 지난달 국난승용차 내수판매량(전년동월대비 -0.7%)과 백화점 매출액(-7.7%), 할인점 매출액(-10.8%) 등이 일제히 줄면서 소비가 급격히 침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초 설 연휴가 있었다는 시기적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이 동시에 이례적으로 큰폭 감소해 소비심리 악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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