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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전문가들 “최선희 발언 美설득 목적, 도발 아냐”…靑도 ‘진의’ 설명
-“北 부분적 비핵화 합의 美 설득목적”
-靑 “北 ‘김정은 성명예고’ 사실 아닐 것”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지난 15일 ‘평양 회견’은 북한이 향후 비핵화 담판 협상력을 높여 미국을 설득하려는 목적이었다는 국제 전문가들의 분석이 제기됐다. 청와대도 최 부상 발언이 내포한 진의를 상세히 설명했다. 지난 1월 15일 최선희(가운데) 북한 외무성 부상이 스웨덴 스톡홀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지난 15일 ‘평양 회견’은 북한이 향후 비핵화 담판 협상력을 높여 미국을 설득하려는 목적이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제기됐다. 대북관계에 대해 보수적 입장에 선 전문가도 최 부상의 이번 회견이 도발보다는 외교적 대응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청와대도 최 부상 발언이 내포한 진의를 상세히 설명하며 북미대화 국면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고 나섰다.

▶“기존 北 ‘각본’일 뿐…도발 아닌 설득차원”=올리 하이노넨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 사무처장은 최 부상 회견 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도널드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는 좋다는 것을 강조하며 미국이 부분적 비핵화에 합의하도록 설득하려는 것”이라고 북한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협상 결과가 불만족스러우면 앞선 과정을 문제 삼으며 미국 반응을 살피는, 지금껏 (활용해 온) 북한의 각본(playbook)과 다르지 않다”고 그는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들도 최 부상의 회견 내용 자체는 강경한 메시지가 아니었다고 평했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발언은 언뜻 매우 강경한 것처럼 보이지만, 북미 협상 중단 선언보다는 미국이 먼저 유연성을 보여 달라는 ‘정치적인 자세’에 더 가깝다”고 분석했다. 북핵 협상과 관련해 ‘강경파 전문가’로 꼽히는 브루스클링너 해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도 비슷한 진단을 내렸다. “15일 최 부상의 발언은 도발 위협이라기 보다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북한의 강경한 외교적 대응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靑“15일 北 ‘하노이 회견’ 보충 브리핑…김정은 성명예고는 와전”=우리 정부도 최 부상의 평양 회견 내용을 복기하며, 발언의 구체적 진의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7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북측의 ‘북미 대화 중단 검토’ 등 언급에 대해 “최선희 부상의 브리핑이라고 정의하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 회견은 사실 평양 주재 외교단을 불러서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입장과 평가에 대한 브리핑 성격이었다”고 했다. “기자회견이라고 잘못 알려지고 있는데, 다만 외신기자 4명을 포함시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미국 측 주요인사들이 연일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힌 데 대한 북측의 대응이었다고 청와대는 평가했다. 고위 관계자는 이어 “(최 부상의) 브리핑 내용을 보면 하노이정상회담 직후 3월1일 새벽 자기들이 열었던 기자회견 내용을 사실상 되풀이하는, 그 내용을 조금 더 상세하게 보충설명하는 차원이었다”고 했다.

최 부상이 ‘북미협상 필요 여부에 대한 김 위원장 특별 성명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표현이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청와대는 강조했다. “최선희 부상이 얘기한 것을 보면 ‘핵미사일 유예(모라토리엄)을 앞으로 계속 유지할지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곧 결심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한 것은 본인 (최 부상)의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우회적으로 표현하면서 한 이야기”라고 이 고위관계자는 설명했다.

▶“北 발언, 협상 도움 안돼…美 호응 말아야”=그러나 최 부상의 15일 발언이 내포한 ‘진짜 의도’와 별개로, 이번 회견이 북한과의 실무협상 재개를 준비하는 미국에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의 이러한 행동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에 합의했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처장은 북측 전술에 미국이 호응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부분적ㆍ단계적 비핵화에 대한 주변국 지지를 얻고자 한다”며 “6자회담 등 이전부터 써온 방식대로 협상이 잘 안 될 경우,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으로 위협해 초기부터 더 많은 양보를 받아내려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청와대도 북한의 입장 변화 여부는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위 관계자는 17일 “만일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에 대한 북한 입장에 변동이 있다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미국과 우리는 이 점에 대해서는 주의를 갖고 앞으로 북측 태도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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