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정착한 프로야구 투수 김병현(32)은 ‘풍운아’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최고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함을 맛봤지만 우여곡절을 겪었고 이후 소속도 없이 떠도는 등 심한 부침을 겪었기 때문이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펼친 김병현은 성균관대 2학년인 1999년 2월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와 입단 계약을 했다.
더블A에서 미국생활을 시작한 김병현은 기량을 인정받아 곧바로 트리플A 투산 사이더와인더스로 승격했다. 그해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김병현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25경기에서 1승 2패 1세이브에 평균자책점 4.61을 거뒀다.
이듬해 14세이브를 올리며 성장한 김병현은 2001년 5승6패 19세이브를 작성하며 애리조나가 사상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데 힘을 보탰다.
하지만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 4, 5차전에서 티노 마르티네스, 데릭 지터, 스캇 브로셔스 등에게 연속으로 동점, 역전 홈런을 얻어맞아 메이저리그 팬의 뇌리에 불운한 투수로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2002년에는 메이저리그에서 개인 최다인 36세이브를 남기며 주가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해 내셔널리그 올스타에도 뽑히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김병현은 2003시즌 중반 메이저리그에서 처음으로 팀을 옮긴다. 애리조나에서 7경기를 뛴 뒤 보스턴으로 이적해 남은 시즌에서 49경기에 나서 시즌 성적 9승 10패 16세이브에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다.
하지만 다혈질의 김병현은 포스트시즌에서 불명예스러운 ‘욕설 파문’을 일으켜 뉴스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다.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경기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김병현은3차전 경기에 앞서 홈팬들이 야유를 보내자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제스처를 취해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
미국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리는 행위는 저속한 ‘욕설’에 해당하는 것으로홈팬에게 이 같은 행동을 취하는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보스턴에서 꽃을 피우지 못한 김병현은 이후 콜로라도(2005~2007년)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콜로라도에서는 선발로 전환했다.
2007년 트레이드로 플로리다 유니폼을 입은 김병현은 다시 방출됐다가 애리조나로 잠시 복귀했다. 그러다 애리조나에서 19일 만에 다시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가 플로리다로 돌아가는 등 순탄치 않은 인생을 겪었다.
김병현은 2007년 세 차례 팀을 옮겨 다니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박찬호에 이어 한국인 투수로는 두 번째로 두 자릿수 승수인 10승(8패)을 올리며 평균자책점 6.
08을 기록하는 저력을 드러냈다.
2008년에는 피츠버그와 최대 200만달러에 1년 계약을 했지만 스프링캠프에서 성적이 부진했던 탓에 시범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계약이 해지되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는 대표팀을 부름을 받았지만 출국 날 여권을 잃어버린 소동 끝에 합류가 무산되는 등 온갖 구설을 몰고 다녔다.
빅리그에서 자취를 감췄던 김병현은 지난해 2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메이저리그 진입을 노렸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전 선수 명단인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샌프란시스코를 떠났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 독립리그인 골든베이스볼리그의 오렌지 카운티 플라이어스에서 재기를 꾀하기도 했다. 8월에는 LG 트윈스 2군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 국내 복귀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제 일본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헤럴드 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