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선수 대거 기용 아쉬움
2경기 연속 연장전까지 가는 혈전. 연장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 드라마같았던 승부를 비극으로 마무리한 것은 승부차기였다. 한국 축구대표팀 사상 어쩌면 전무후무할 3연속 실축이 나오면서 51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꿈은 일장춘몽이 됐다. 졌다고 생각하던 종료 직전 황재원의 극적인 동점골에 흥분한 탓일까. 1번 키커 구자철을 비롯해, 2번 이용래, 3번 홍정호의 슈팅이 모두 일본 골키퍼에 막히거나, 골문밖으로 빗나갔다.
조광래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너무 잘해줬고 킥이 정확한 구자철과 이용래를 1,2번에 배치했다. 결과론이지만 2경기를 연장까지 풀타임 뛰어 체력이 떨어진 데다, 한일전에 결승행 티켓이 걸려있다는 엄청난 부담감이 이들에게 커다란 짐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수를 해도 만회할 수 있는 정규시간과는 달리, 승부차기는 단 한번의 기회 뿐이다.
슈팅기회가 많아 키커로 자주 나서는 공격수 중에서 이미 지동원과 이청용이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남은 선수 중 최선의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1번 키커가 실축하면서 이어 나온 선수들의 부담은 점점 커졌고, 결국 믿기지않는 3명 연속 실축이 나오면서 한국의 우승도전은 아쉽게 막을 내렸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