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 오는 29일 200회를 맞는다. 2008년 7월 일본 TBS ‘5분출근법’을 표절한 ‘3분출근법’을 방송해 제작진이 교체되는 등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일반인들의 ‘재주 견본시장’ 역할을 하며 MBC ‘무한도전’의 대항마로 내세울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SBS는 기존 예능 강자인 ‘무한도전’이 방송되는 토요일 저녁에 마땅한 프로그램을 못 찾아 시행착오를 거듭했지만 ‘무한도전’과는 성격이 전혀 다른 ‘스타킹’으로 활로를 찾았다.
‘스타킹’은 일반인이 출연해 자신의 장기를 뽐내는 기본 콘셉트는 바뀌지 않았지만 1~2년 사이 적지 않게 변했다. 과거에는 참가자의 장기와 재능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출연자의 사연이라는 스토리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재주도 재주지만 그곳에 꼭 서야 하는 이유, 사연의 절박성이 더 중요한지도 모른다.
‘스타킹’의 메인MC 강호동이 방송 경험이 별로 없는 일반인 출연자에게 다양한 추임새를 넣어주며 이들의 긴장감을 풀어주어 주인공으로 부각시키는 것도 성공 요인이다.
그동안 생후 200일의 아기 출연자부터 111세의 할머니까지 3600여명의 일반인이 ‘스타킹’ 무대를 멋지게 장식해 왔으며, 감동적인 사연으로 연예인 패널과 시청자를 울리고 웃겨왔다.
수족관 기사에서 한 달에 1000만원을 버는 성악 스타가 된 김태희 씨, 고딩 파바로티 김호중 군 등 일반인들이 ‘스타킹’을 통해 진짜 스타가 되었다. 가난한 필리핀 소녀였던 펨핀코는 스타킹에서 놀라운 가창력을 선보인 이후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하는 등 특히 어려운 과거를 가진 출연자들이 크게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에는 서바이벌 방식이 아닌 참가자 전원이 끝까지 함께 성공하는 ‘다이어트킹’ 코너와 음치 탈출을 돕는 ‘목청킹’ 등 장기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등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제작진은 ‘스타킹’의 성공 요인을 일반 예능물과는 다른 구조인 연예인과 일반인의 역할 뒤집기, 시청자의 다양한 사연을 감동적으로 전달하는 휴먼 버라이어티로서의 성격, 도전 분야를 노래와 연기에 한정하지 않고 크게 넓혔다는 점 등을 꼽았다.
‘스타킹’의 배성우 PD는 “야식배달부 김승일 씨 같은 감동적인 사연의 주인공들이 부담없이 ‘스타킹’ 문을 두드리고 있다”면서 “출연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온몸을 던져 녹화에 임하는 MC 강호동 씨와 연예인 패널들의 공이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