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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회 맞은 TV 동물농장, 장수비결은?
동물프로그램의 교본으로 불리며 롤모델로 인정받고 있는 SBS ‘TV 동물농장’이 오는 20일로 500회를 맞는다. ‘TV 동물농장’은 타 방송사가 ‘주주클럽’ 등 동물프로그램을 신설했다가 폐지했지만 유일하게 살아남은 동물프로그램이다. 하지만 13~15%의 안정된 시청률로 애견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TV 동물농장’은 2001년 5월 1일 첫방송을 시작한 이래 10여년간 다양한 동물에 얽힌 각양각색의 사연을 소개하며 애견 열풍과 반려동물 붐을 일으켰으며, 유기동물과 학대동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초창기는 동물 소개에 중점을 두었다. 말티즈가 무언지도 모르던 당시 견종 등 동물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했다. 동물과 인간관계의 관계를 풀어가는 동물 리얼 시트콤, 동물의 이상한 버릇을 고치는 프로그램 ‘개과천선’은 많은 인기를 끌었다.
  

동물의 단순한 행동뿐 아니라 행동의 원인을 심리적으로 파악하려는 노력도 이어졌다. 2009년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하이디가 한국을 방문해 마음의 상처와 고통을 가진 동물과 교감을 이뤄내 이상행동 등을 치유한 ‘동물심리 분석가 하이디의 위대한 교감’편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과학적 원리나 첨단장비 하나 없이 동물과 시선을 맞춰 눈물까지 흘려가며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동물 심리분석가의 진단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했다.

이덕건 PD는 “동물의 과거 이야기를 듣고, 그 이유에 대해 감정적으로 소통함으로써 문제점을 해결하는 하이디 시리즈는 우리도 많이 놀랐다”면서 “하이디 시리즈는 동물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TV 동물농장’이 최근에는 학대받고 방치되는 동물을 고발하는 데도 큰 역할을 맡고 있다. 인간에게 모피를 제공하기 위해 참혹하게 희생되는 모피동물과 유기견의 실상을 보여주고 대안을 제시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오는 20일 500회 특집으로는 쇼동물이 많은 고통 속에 탄생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쇼동물의 그림자’편을 방송한다. 자전거 타는 원숭이, 불쇼를 하는 호랑이, 물구나무서기를 하는 코끼리가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인다. 하지만 그 뒷면에는 동물의 모진 훈련이라는 처절한 삶이 숨겨져 있었다. ‘TV 동물농장’은 어렵게 동남아의 한 섬에서 이를 담는 데 성공했다.

‘TV 동물농장’은 동물의 별난 재주, 감동적인 사연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사회에 동물에 대한 인식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꾸준히 화두를 던져왔다.

그래서인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심심해서 강아지를 키운다는 소극적 발상에서 반려동물의 개념을 이해하고, 동물과 교감해야 하고, 동물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는 적극적 발상으로 전환했다는 글이 많다.

한나라당 배은희 의원도 “동물농장이 있었기에 동물학대 처벌 강화 법안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동엽은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MC석을 지키며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하고 있다. 신동엽은 “동물을 통해 배운 게 너무 많아 다른 프로그램은 놓아도 동물농장만은 끝까지 하고 싶다”면서 “나를 성숙시켜준 프로그램이다”고 말했다.

이 PD는 “동물이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을 때가 많다. 사람이 잃어가고 있는 가치, 즉 형제애나 배려심 같은 것을 동물이 갖고 있는 경우를 확인하면 제작진도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면서 “동물은 약자다. 하지만 인간이 동물과 함께 하고 배려하면 희로애락을 나눌 수 있다. 사람은 변하지만 동물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도 매력”이라고 말했다.

인간과 동물의 끈끈한 감정 교류를 기본으로 하는 가치있고 공감하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나선다면 앞으로도 더욱 기다려지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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