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경기도 용인시 성복지구에 미분양 아파트 129㎡형(39형)을 구입한 P씨는 10일 금리인상 소식에 가슴이 철렁했다. 주택대출금 1억 5000만원에 대한 이자를 매달 55∼60만원씩 부담하고 있는데, 앞으로 금리가 얼마나 오를지 겁부터 났다. P씨는 “인플레가 심화된다는 소식에 안전투자처로 부동산을 선택했는데 아무래도 금리 문제를 과소평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투자용 부동산이 많아 뉴스에 가장 민감한 강남권 부동산이 상승세 19주만에 하락 반전하는 등 부동산 시장은 벌써부터 ’금리 충격’에 출렁이고 있다. 이자부담을 우려한 주택매수 대기세력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서울 강남권 집값 19주만에 하락 반전=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www.DrApt.com)가 4~10일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값을 조사한 결과, 강남구는 매매가변동률이 전주(0.01%)보다 0.05%p 떨어진 -0.04%를 보였다. 금리인상의 영향과 함께 개포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보류된 이후 재건축단지들이 연일 약세를 보이면서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송파구와 강동구도 각각 -0.05%, -0.02%의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서울 전체로는 매매가 변동률이 전주(0.01%)대비 -0.02%p 하락한 -0.01%를 기록했다.
송파구와 강남구는 재건축 아파트가 약세를 띠면서 매매가가 주춤하고 있다. 거래가 급한 저렴한 매물이 거래로 이어지면서 매매가가 하향 조정을 받았다. 개포동 주공4단지 36㎡가 1000만원 내린 6억~6억1000만원, 가락동 가락시영2차 62㎡가 1500만원 내린 8억 6000만~8억 9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3주 연속 하락한 양천구(-0.02%)는 목동, 신정동 일대 신 시가지 매매가가 하락했다. 지역 특성상 학군수요의 영향을 많이 받다보니 봄방학 이후로 문의가 급격히 줄었다. 또 서울시가 재건축 연한을 현행대로 40년 유지키로 결정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신정동 신시가지9단지 125B㎡는 6000만원 하락한 10억~12억 1000만원.
▲전세가 꾸준한 상승세 지속=신학기 이사 수요는 줄었지만 전세가 상승세는 계속됐다. 성북구(0.56%), 노원구(0.30%), 영등포구(0.23%), 서대문구(0.19%), 성동구(0.16%), 구로구(0.15%), 강남구(0.09%), 송파구(0.09%) 등이 오름세를 보였고, 양천구(-0.21%)는 하락했다.
여전히 공급량이 부족한 성북구는 전세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월곡동 월곡래미안루나밸리 79㎡가 2000만원 오른 2억 2000만~2억 4000만원, 종암동 SK 79㎡가 1250만원 오른 1억 7000만~1억 8000만원.
노원구는 전세를 끼고 매입한 투자자들이 직접 입주를 희망하면서 전세물건이 귀한 모습이다. 공릉동 시영 4단지 82㎡가 1250만원 오른 1억3500만~1억 4000만원, 상계동 주공10단지(고층) 56㎡가 1000만원 오른 1억~1억 1000만원. 반면 양천구는 목동, 신정동 일대 전세가가 하락세다. 학군수요 정리 후 전세물건이 쌓이고 있는 모습. 신정동 신시가지12단지 89C㎡가 2000만원 하락한 2억~2억 3000만원.
경기도는 과천(1.21%)이 크게 올랐고 화성(0.38%), 안성(0.37%), 오산(0.32%), 광명(0.29%), 일산(0.29%), 남양주(0.24%), 평촌(0.2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판교신도시(-0.25%)는 유일하게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며 전주보다 낙폭을 키웠다.
강주남ㆍ박지웅 기자/goa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