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전세대란 영향…전체 경쟁률은 10.3대 1 기록
대표적인 기피시설인 ’교도소’도 시프트(장기전세주택)의 인기를 꺾지는 못했다. 영등포교도소ㆍ구치소가 건물을 지어 들어오는 서울 구로구 천왕동 27번지 일대 천왕지구 시프트 접수 결과, 당초 미달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깨고 1순위에서 대부분 마감됐기 때문이다.
SH 공사는 16일 천왕지구 2단지(49가구) 4단지(192가구) 5단지(458가구) 6단지(366가구)등 1065가구에 대한 일반 1순위 및 우선ㆍ특별공급접수 결과, 교정시설과 접한 4단지는 전용 59㎡가 우선공급에서 4.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반1순위는 4.6대1, 고령자공급은 1.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84㎡는 우선공급이 2.3대1, 일반1순위는 5.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6단지 역시 전용 59㎡가 우선공급에서 3.1대1, 일반1순위에서 4.1대1의 경쟁률이 나왔으며, 전용 84㎡의 경쟁률은 우선공급이 3.3대1, 일반1순위가 6.8대1에 달했다.
왕십리 주상복합, 상암아파트 등 서울 도심권의 시프트에 비해 경쟁률이 낮긴 하집만, 청약예금 1000만원의 통장이 있어야 하는 전용면적 114㎡(구 43평형)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천왕지구 시프트 접수가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이유는 영등포교도소의 이전지가 천왕지구와 직접 접하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4단지와 6단지는 교도소와 불과 100m도 채 안된다. 아파트와 교정시설 사이에 완충부의 경계선이 있지만, 폭은 30~40m에 불과하다. 고층부에서는 교정시설 전경이 한눈에 들어올 수 있다. 현재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있는 영등포교도소ㆍ구치소는 연내 천왕동 120번지 일대 22만8100㎡에 들어서는 새 교정시설로 이전한다. 새 교정시설은 구치소, 교도소, 대기소 등 3개동으로 각각 3∼4층 규모(총면적 7만4000㎡)로 상반기 중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SH공사는 추후 발생할 민원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입주자모집공고에 이같은 사실을 명기하기도 했다.
아파트 단지와 인접해 교도소가 들어서는 천왕지구에 시프트(장기전세주택) 접수자들이 대거 몰리며, 전세난에 따른 시프트의 인기를 대변했다. 사진은 완충 녹지를 사이에 두고 교도소와 직접 접하는 천왕지구 6단지의 전경. |
교정시설은 화장장 등과 함께 기피시설로 시프트 접수가 저조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있었지만 심각한 전세난을 반영하듯 1순위 마감결과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시프트 카페에 글을 남긴 한 청약자는 “고층에서 보면 교도소가 보이겠지만 실제 거주 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 같다”라며 “요즘같은 전세난에 20년 맘 편히 살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꼭 당첨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천왕지구는 6개 단지. 총 3562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되는 대단지로, 현재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올여름부터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마감된 시프트 접수에서는 총 1579가구 모집에 1만6272명이 몰려 평균 10.3대의 1을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순식 기자@sunheraldbiz>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