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와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이 시행 중인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명동의 식당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새해가 밝았지만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혹독한 한해를 보낸 소상공인들은 올해도 그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직무대행 김임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회복 시기에 대한 전망은 1~2년 정도가 걸릴 것 이라는 예상이 45.3%로 가장 많았다. 2년 이상 장기화 될 것이라는 예상도 39.2%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 조사는 소상공인연합회가 ㈜비욘드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19일부터 11월 5일까지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의 소상공인 10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의 지난해 매출은 예년의 60%를 조금 넘는 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이 전년보다 줄어들었다는 응답이 전체의 70.8%로, 매출이 줄었다는 소상공인들의 매출 감소 비율은 평균 37.4%였다.
실제로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된 이후 연말까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소상공인들의 매출 타격은 컸다. 특히 지난해 크리스마스 연휴가 낀 주의 소상공인 매출은 전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소상공인 카드 결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넷째 주(12월 21∼27일) 전국 소상공인 매출은 전년도 같은 시기 대비 44% 수준에 그쳤다. 매출이 56%나 줄어든 것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지역 소상공인 매출이 전년도의 39% 수준에 그친 것을 비롯해 세종, 충남, 전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 소상공인 매출 역시 전년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업종별로는 헬스장 등이 포함된 스포츠·레저 업종 매출이 전년도의 27% 수준에 그칠 정도로 타격이 컸다. 영업이 제한된 카페·식당 등이 포함된 음식업종의 매출은 2019년 같은 시기의 3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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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활동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소상공인들의 20.2%가 우울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흥미/즐거움 없음’, ‘불면’, ‘피로’, ‘말/행동 느려짐’, ‘자살생각’ 등 우울항목에 해당하는 정도를 합산해 측정한 결과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일반인들의 우울 위험군 비율 18.6%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또 소상공인 응답자 17%는 불안위험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어려움에도 67.66%는 사업을 계속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소극적 폐업의사(폐업 고민, 폐업 예정 등)를 보인 사업체도 31.7%로 적지 않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공연 분석 결과 특성우울이 심할수록 폐업의도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공연은 불안이나 우울 같은 심리적 피해는 폐업의도를 높이는 유의미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우울 정도를 관리할 수 있는 치유책을 마련하는게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소상공인들은 경제적으로 가장 부담이 되는 고정비용에 대해 임대료(68.8%)를 압도적으로 꼽았다. 인건비(54.1%), 각종 세금(50.6%) 등으로 인한 비용부담도 상당했다. 그러나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은 이들은 43.8% 뿐이었다.
소상공인들은 향후 필요한 정책으로 긴급경영안전자금 대출(56.5%)이나 임대료 지원(51.2%), 직간접세 세제 혜택이나 감면(47.0%) 등을 꼽았다. 소공연은 “향후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의 폭을 넓히기 위해 지원요건을 완화하는 것도 충분히 검토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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