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혼술(혼자 마시는 술)’과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이 증가하면서 음주량이 감소하고, 폭탄주를 덜 마시는 등 음주 문화가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발표한 ‘2020년 우리 국민의 주류 소비·섭취 실태’에 따르면 코로나 19로 음주 빈도는 줄고, 음주 장소는 집으로, 음주 상대는 혼자 또는 가족으로, 음주 상황은 혼자 있을 때나 TV등을 볼 때로 달라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4일부터 11월 11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국민 중 최근 6개월 이내 주류 섭취 경험이 있는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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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음주량과 음주빈도는 모두 감소했다. 주류별 1회 평균음주량은 소주 5.4잔, 맥주 4.4잔, 탁주 2.7잔, 과실주 2.9잔으로, 지난 2017년 조사결과(소주 6.1잔, 맥주 4.8잔, 탁주 2.9잔, 과실주 3.1잔)와 비교할 때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전후, 술을 마시는 빈도에 변화가 있다는 응답자는 35.7%였으며, 이 중 매일 마시는 경우는 2.0% → 1.2%로, 주5~6회는 3.8% → 2.7%로, 주3~4회는 12.9% → 6.4%로, 주2회는 19.7% → 15.5%로 감소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주로 마셨던 주류는 맥주(94.6%), 소주(77.1%), 탁주(52.3%), 과실주(31.5%) 순으로, 이 중 탁주는 2017년(탁주 38.6%) 대비 선호도가 증가했는데, 특히 20대와 60대에서 탁주 선호도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폭탄주 경험 비율은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201년과 2020년 폭탄주 경험 비율 변화를 보면 10대는 30.1%에서 25.4%로, 20대는 55.%에서 50.%로 즐었고 30대에서도 54.5%에서 49.0,%로 감소했다.
이는 폭탄주를 마시는 이유를 보면 알 수 있다. 폭탄주를 마시는 이유는 술자리가 좋아서(25.0%), 기존 주류보다 맛있어서(23.6%), 주변 사람들의 추천(18.8%) 순으로 주로 술자리에서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 마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1회 평균 음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과음·만취·폭음 등 건강에 해가 되는 수준의 음주인 고위험음주 경험 비율은 63.5%로 2017년 조사결과(57.3%)와 비교할 때 상승했다. 남성(67.2%)이 여성(59.7%)보다 고위험 음주 비율이 높았으며, 특히 10대의 경우 66.5%로 2017년 39.8%에서 크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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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영향으로 술을 마시는 장소와 함께 마시는 상대, 상황 등 모든 것이 변했다.
술을 마시는 장소에 변화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6.2%다. 코로나19 이후 음주장소는 자신의 집(92.9%)이 가장 많았고, 지인의 집(62.9%), 식당·카페(35.8%) 순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이전 음주장소는 주로 주점‧호프집(82.4%), 식당·카페(78.9%) 등 외부 영업시설이었다.
음주 장소 변화.[식약처 제공] |
술을 함께 마시는 상대가 바뀌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3%이며, 코로나19 이전에는 친구·선후배(90.0%), 직장동료(72.8%)와 함께 했으나 코로나19 이후 혼자(81.9%), 가족·배우자(76.7%)로 변화했다.
아울러 술을 마시는 상황이 변했다는 응답자는 22.2%로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로 친목(74.9%), 회식(67.3%) 순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에는 혼자 있을 때(70.0%), TV·콘텐츠를 볼 때(43.0%),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할 때(40.0%) 순으로 조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알코올 함량이 낮은 주류라 하더라도 많이 마시는 경우 건강을 해질 수 있으므 음주 빈도와 음주량을 체크해 자신에게 맞는 건강한 음주 습관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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