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 형태의 진화…규제 사각지대는 비판도
왼쪽부터 GS25 웹예능, 네이버 예능형 라이브 커머스 '리코의 도전' [사진출처=GS25 공식 유튜브, 네이버쇼핑라이브]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소비자를 웃겨야 더 많이 팔리는’ 시대가 왔다. 유명인의 인지도를 활용하면서도 콘텐츠로 재미를 추구하는 ‘예능형 커머스’가 유통업계의 주력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튜브 웹예능을 중심으로 성장하던 예능형 커머스는 최근 라이브 커머스 형태까지 진화 중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25는 오는 7일부터 유튜브에 웹예능 ‘우리집 앞에 편의점이 있다’, 8일에는 ‘못 배운 놈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못 배운 놈들’에는 개그맨 이용진과 래퍼 뱃사공이 함께 출연할 예정이다. GS25는 유튜브에 예고편을 공개하고 “본격 예능 채널이 되겠다”며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웹예능 콘텐츠를 시작한 CU는 편의점 음식이 생소한 할머니들이 자사 제품을 시식하는 ‘씨할템’ 등을 선보이고 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현대백화점과 함께 예능형 라이브 커머스 ‘리코의 도전’을 기획했다. 첫 에피소드는 ‘5시간 동안 백화점 털기’라는 주제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안에서 진행됐다. 라이브 퀴즈쇼 ‘잼라이브’ 진행자로 유명한 리코는 한도를 알 수 없는 제작진 신용카드로 백화점 전층을 쇼핑하며 제품을 소개했다. 해당 라이브 커머스에서는 유명 패션브랜드뿐만 아니라 식품관까지 등 다양한 백화점 매장들이 노출됐다.
예능형 라이브 커머스 '하하의 베투맨(BET2MEN)' [사진출처=네이버쇼핑] |
이러한 예능형 커머스의 인기는 2010년대 후반 중국에서 커머스 시장이 형성되면서 시작됐다. 일찍이 다이훠(帶貨·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상품 판매에 나서는 것)라는 신조어가 있을 정도로 유명인 마케팅이 활발한 중국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예능 프로그램이나 라이브 커머스에서 유사한 콘텐츠들을 쏟아냈다.
한국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유튜브 웹예능 ‘네고왕’이 유통업계에서 ‘판매왕’으로 등극하면서 주요 플랫폼이나 브랜드에서 예능형 콘텐츠를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네이버가 하하의 베투맨(BET2MEN)을 시작으로 예능형 라이브 커머스라는 새로운 시도 시작했고, 지난해 12월 카카오커머스도 자사 플랫폼 카카오쇼핑라이브에서 예능형 소핑 콘텐츠를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판매 품목에 제한이 있고, 제품에 하자가 있을 경우 책임을 져야 하는 홈쇼핑과 달리 라이브 커머스나 웹예능을 통한 판매 방식에 대한 별도의 규제는 없는 상태다. 또 TV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콘텐츠 자체가 광고 형태라 광고 시간의 제약도 없어 추후 플랫폼에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책임이 부과될 수 있다. 예능형 커머스를 시도한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소위 말하는 ‘티나는 광고’, 일방형 판매 방식에 식상함을 느끼는 젊은 세대들에게 예능형 콘텐츠가 답이 될 수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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