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는 ‘수입’, 편의점 도시락도 ‘비싼 걸로’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프리미엄’이 붙으면 무조건 잘 된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옛말이 되고 있다. 대신 프리미엄 열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실물경기는 어렵다고 하는데 비쌀 수록 잘 팔리는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집(혹은 회사)→집 반복되는 일상에 소비자들이 지친 마음을 고가 상품으로 달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백화점부터 마트·편의점·H&B스토어까지 고가 상품 판매량이 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마트] |
[자료제공=롯데마트] |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주요 채널에서 프리미엄 식품 매출이 상승했다. ‘뻔한 집밥’을 벗어나기 위해 평소보다 비싼 조미료나 음식을 구매하는 것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 12월 한 달 동안 핑크솔트·트러플 오일과 같은 고가 조미료 제품 판매가 늘었다. 트러플 소스 등을 포함한 수입소스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70.7%, 핑크솔트 등을 포함한 가공소금 매출이 43.7% 상승했다. 음식을 할 때 사용하는 오일 상품도 코코넛 오일과 트러플 올리브오일 등 ‘수입식용유지’ 매출이 9.9% 신장했다.
편의점에서도 기존 상품보다 20%~30% 비싼 고가 상품이 많이 팔렸다. 이마트24가 자사 제품을 분석한 결과, 5000원 이상인 프리미엄 도시락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2% 상승했다. 프리미엄 샌드위치, 햄버거 상품 매출도 각각 167%, 151% 증가해 2배 이상 뛰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일반 도시락, 샌드위치, 김밥 등이 평균 10% 내외의 신장률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자료제공=CJ 올리브영 |
프리미엄 수요가 높아진 데는 거리두기 장기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단조로운 일상을 탈피하고 ‘자신을 위해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고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고성장했던 건강식품이나 기분 전환용 ‘소확행’ 상품들도 최근 들어서 더 많이 팔렸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지난해 12월 25일~31일) 동안 다이어트 보조제와 같은 슬리밍상품, 헬스용품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 185% 상승했다.
1회 사용 시 만원 가량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입욕제도 같은 기간 65% 매출이 뛰었다. 바디스크럽 제품도 46% 가량 매출이 늘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백화점부터 편의점까지 관련 상품들을 늘리고 있다.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는 곳도 있다. 지난 5일 편의점 GS25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브레디크(BREADIQUE)’를 출시했다. 편의점 CU도 지난달 24일에 편의점 업계 최초 프리미엄 베이커리 라인을 선보이고 ‘건강빵’ 판매를 시작한 바 있다.
올 설 선물세트도 저렴이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세트로 옮겨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추석때보다 20만원~50만원대 ‘프리미엄 선물세트’ 종류를 20% 늘리고, 물량도 30% 더 준비했다. 현대백화점은 50만 원 이상인 선물세트 예약 물량을 작년보다 50% 이상 늘렸다.
마트에서는 이마트가 30만 원 이상인 프리미엄급 축산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30% 늘렸다. 롯데마트는 고급 조미료 세트 취급 수를 늘려 지난 추석보다 4종이 추가된 총 6종의 상품 선보인다. 임경미 롯데마트 조미대용식품팀 MD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프리미엄 조미 세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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