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의 새백배송 전용 가방인 ‘알비백’이 다양한 에디션으로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있다.[SSG닷컴 제공] |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보랭가방만 몇 개 째인지…마트료시카 쌓아봤어요.”
새벽배송이 활성화되면서 상품을 담아 보관해두는 보랭가방이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사용이 가능해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키기에 안성맞춤인데다 다양한 협업을 통해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굿즈(Goods, 기념품) 열풍에 올라타기도 제격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이 화장품 브랜드 키엘과 협업해 선보인 새벽배송용 보랭가방 ‘키엘 알비백’ 이벤트가 4일 만에 조기종료됐다. 당초 이 행사는 오는 17일까지 새벽배송으로 7만원 이상 구매한 선착순 3만명에게 증정할 예정이었지만 폭발적인 인기로 마감 10일 전에 끝난 것이다.
친환경 마케팅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알비백은 이번이 벌써 네번째 조기마감이다. 알비백은 ‘알비백 받으려 결국 주문한다’는 후기가 올라올만큼 스타벅스, 하겐다즈, 키티버니포니(KBP) 등 유명 브랜드와의 특별 콜라보레이션 에디션이 나올 때마다 고객들의 호응이 높다. 특히 지난해 10월 인기를 끌었던 스타벅스 알비백은 지금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2만원 내외의 가격에 거래된다.
SSG닷컴은 알비백 인기 요인으로 ‘친환경·디자인·한정판’ 3가지 키워드를 꼽는다. 다시 돌아온다는 뜻의 ‘아일비백(I’ll be back)’에서 이름을 따와 2019년 6월말 새벽배송과 함께 첫 선을 보인 알비백은 당시 일회용 포장 부자재가 많이 나오는 배송 시장에 친환경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SSG닷컴의 새백배송 전용 가방인 ‘알비백’이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 상에서 다양한 알비백 에디션을 모아 일명 ‘알비백 마트료시카’를 쌓는 인증샷도 늘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
또한 현재까지 제작한 4가지 버전의 알비백 에디션은 모두 비매품으로 일정 수량만 제작한다. 예상 기간보다 일찍 조기 ‘완판’되어도 추가제작이 없다. 배송 수단에 불과한 알비백은 이제 새벽배송 신규고객을 유치하는 인기 아이템으로 통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한 크기로 선보인 알비백을 모아놓고 쌓아 러시아인형 마트료시카에 비유하는 인증 게시물도 여럿 있다.
이종훈 SSG닷컴 마케팅담당은 “새벽배송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알비백을 활용하는 고객이 늘어 ‘국민가방’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배송 패러다임을 선도하며 감각적 디자인의 ‘알비백 스페셜 에디션’을 꾸준히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도 새벽배송 포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배송시장이 증가하면서 일회용품 포장재 사용이 급격히 늘어난 가운데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도 맞닿아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주부 강모(43)씨는 “새백배송을 받으면서 박스 뜯는 일만 해도 어마어마했던 초기에 비하면 이제 재사용백이 늘어나 좋다”며 “업체들 가방마다 장단점이 있는데 친환경에 동참한다는 느낌이 있어 죄책감이 덜하다”고 말했다.
쿠팡은 새벽배송에 사용되는 ‘프레시백’을 다음 주문에 수거해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알비백처럼 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않지만 보랭가방의 부피를 고려할 때 보관 부담이 덜하다. 로켓와우 회원이면 무료로 이용가능하며,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가방인만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더욱 소독에 신경쓰고 있다.
아직 박스포장으로 배달해주는 마켓컬리는 친환경 소재임을 적극 강조한다. 모든 배송용 포장재를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변경하는 ‘올페이퍼 챌린지’를 시행중인 마켓컬리는 박스 포장용 테이프도 비닐이 아닌 종이다.
한편 롯데쇼핑도 지난해 말 롯데슈퍼를 시작으로 재사용 가방인 ‘안녕 또 보냉’을 선보였다. 새백배송과 차별화한 퇴근길 1시간 배송으로 서울 강남지역 매장에서만 선보인 서비스다. 롯데마트의 재사용 가방 사용 시점은 아직 미정이다.
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