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11번가 등도 상장 준비 잰걸음
실탄 확보해 서비스 투자…수익성도 중시
쿠팡 본사 [사진제공=쿠팡] |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쿠팡이 미국 나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올해로 10여년이 된 국내 이커머스 업계도 전환점을 맞았다. 향후 티몬과 11번가까지 IPO(기업공개) 대열에 합류하면 외형 성장에만 고심했던 이커머스 업계가 수익성을 두고 진검승부를 펼치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IPO를 통해 수혈된 자금을 다양한 고객 서비스 확장에 투자할 수 있게 돼 소비자 입장에서도 더욱 편한 소비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골드만삭스를 통해 나스닥 상장을 위한 컨피덴셜(기밀의) 예비심사를 통과해 오는 3월 상장될 예정이다. 로켓배송으로 앞서 나간 쿠팡은 ‘아마존 모델’을 따 지난해말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쿠팡플레이’를 출범시키는 등 IPO를 염두에 두고 여러 서비스로 확장해왔다. 2019년 론칭한 음식 배달앱인 쿠팡이츠도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적자 출혈경쟁을 벌여온 업계는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혜를 입으면서 실적이 다소 개선돼 IPO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실제로 쿠팡의 온라인거래액은 지난해 2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 외에 상장 의지를 밝힌 티몬과 11번가의 상장 시기에도 눈길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상장에 성공한다면 그간 이커머스업계를 따라다니던 성장성에 대한 의문부호 해결이라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적자 구조로 우려도 많았지만 자금문제가 해결되면 이후 내실을 다지면서 성장을 모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다음 IPO 주자는 티몬이 될 전망이다. 코스닥 상장 추진을 공식 발표한 티몬은 지난해 4월 미래에셋대우를 상장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티몬 관계자는 “원래 목표대로 올해 하반기 IPO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7년 적자 구조로 상장이 한차례 무산된 바 있는 티몬은 지난해를 ‘흑자전환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해왔다. 티몬은 지난해 상반기 월단위 흑자에 성공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11번가도 상장을 준비중이다. SK텔레콤은 작년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자회사들의 순차적인 IPO 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11번가는 IPO 시기를 공식화한 적은 없지만, 2018년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면서 2023년까지 상장을 통한 투자 회수를 약속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모회사 SK텔레콤을 통해 3000억원 규모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한 것을 두고 상장시기가 다소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1번가는 지난해 3분기에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실적개선도 긍정적이다. 11번가는 ‘커머스 포털’을 목표로 다양한 형태의 쇼핑을 모두 11번가 내에서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던 이커머스업계가 IPO 이후 어떤 전환점을 맞게 될지에 쏠린다. 네이버와 카카오, 마켓컬리 등 경쟁 대상이 늘어가면서 획기적인 서비스 개선은 이미 생존의 필수조건이 된 상황. 아울러 그동안 성장성 측면에서 시장에 접근해 온 이커머스업계도 IPO 이후에는 실적 개선이 당면과제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이 코로나 수혜를 봤다고 하지만, 여행·패션 등 악화된 분야도 많아 최종실적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며 “상장 이후 반드시 성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투자자들을 위해 수익성 개선에 당장 더 신경을 써야하는 만큼 상장을 염두에 둔 곳들은 실적 개선에 힘쓰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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