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밈도 인기…분명한 취향으로 스스로를 표현
SNS에 올라온 민트초코 관련 게시물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
[헤럴드경제=박재석 기자] ‘상쾌한 단맛’ vs ‘치약맛’
민트초코는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누군가에게 민트초코는 상쾌함과 달콤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맛이다. 반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저 치약 냄새 나는 맛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민트초코를 가운데 두고 스스로를 ‘맛잘알’(맛을 잘 아는 사람), 상대를 ‘맛알못’(맛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부르며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했다.
2020년 편의점 민트초코 관련 상품매출 신장률 [자료제공=각 사] |
그런 민트초코가 2020년 그 어느 때보다 큰 인기를 끌었다. 판매량과 신장률 등에서 괄목할 성장을 보였다. 12일 편의점 3사의 지난해 민트초코 관련 제품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CU에서는 전년 대비 12.1% 신장했으며 GS25에서는 30.3%, 세븐일레븐에서는 무려 41.9% 증가했다.
편의점뿐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9~12월 배스킨라빈스의 민트초코칩맛 아이스크림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0%나 뛰었다. 누적 판매량 2위를 기록했으며 전체 맛 순위에서도 3위를 차지했다. 주문량이 많아 오는 15일까지 가맹점 납품을 임시 중단한 상황이다. 메가커피에서는 2018년 출시 이후 19만개에 그쳤던 민트초코 음료 판매량이 이듬해에는 83만개로 약 336%나 뛰더니, 지난해에는 98만개를 기록, 전년 대비 약 18% 늘었다.
소비자가 직접 민트초코 음료를 만들 수 있는 스틱형 제품도 나왔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11월 카누 민트초코라떼를 선보였다. 기존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에는 없던 맛이었다. 제품 개발 당시 소비자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트향 식품 취식 경험이 72.5%로 높게 나왔다고 동서식품은 설명했다.
온라인에서는 민초단 등의 밈이 유행했다. 사진은 민초단 1주년을 기념하는 게시글.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
사실 민트초코를 찾는 수요는 꾸준했다. 이디야커피는 지난 2011년 민트초코 관련 음료를 첫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3종류의 민트초코맛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민트초코맛 음료를 10년 가량 판매 중으로, 그만큼 해당 음료를 찾는 마니아가 꾸준히 있었다는 것이다.
소수가 즐기던 민트초코가 대세로 자리 잡은 데에는 ‘뾰족한 취향’을 원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다.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독특한 대상이 인기를 끌었으며, 민트초코 역시 그 중 하나인 것. 여기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등장한 ‘민초단(민트초코를 좋아하는 사람들)’ 같은 밈(meme, SNS나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은 취향을 편하게 드러내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은 취향의 시대라는 말을 할 만큼 취향을 잘 드러내는 면이 있다”며 “뾰족한 취향을 가진 집단과 그들에 소구하는 마케팅 방식에서 민트초코 인기가 나온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가커피 관계자는 “민트초코 호불호를 두고 논쟁하는 것이 하나의 밈이 되면서 민트초코를 좋아하는 신규 고객 및 기존 고객에게 지지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민트초코의 마니아층이 두터워진 것이다.
갈수록 민트초코의 인기가 커지는 만큼 앞으로도 관련 제품도 꾸준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주예 이디야커피 마케팅본부 본부장은 “민트초코 관련 제품은 매년 신제품 및 사내 공모전에서도 꾸준하게 검토되는 인기 재료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취향의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신메뉴를 적극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js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