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따라간 옛말…K편의점으로 ‘우뚝’
명품 가방에 진단키트까지 “없는게 없다”
세븐일레븐 카페형 편의점 [사진제공=세븐일레븐]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편의점이 카페·세탁소·짐 보관소·전기차 충전소처럼 일상생활에 필요한 장소가 된다. 때로는 암 진단 키트·반려동물 진단 키트, 구찌 가방을 파는 곳으로 변신한다. ‘K-편의점’이 지구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본·미국 편의점 업체보다 시장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으나, 이색 서비스로 한국 편의점만의 개성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은 짐 보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GS25는 지난 26일부터 점포에서 물품을 보관해주는 신개념 공간 공유 물품보관 서비스 ‘럭스테이(LugStay)’를 오픈했다. ‘럭스테이’는 들고 다니기 부담스러운 짐이나, 전달 할 물품을 가까운 편의점 GS25을 방문해 여유 공간에 맡길 수 있는 서비스다. 앞서 지난해 4월 CU는 1인가구를 겨냥한 짐 보관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이제 편의점에서는 짐 보관처럼 일상생활과 맞닿아 있는 서비스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택배다. 편의점 3사가 운영하는 택배 서비스는 저렴한 가격·간편한 택배 접수 시스템을 바탕으로 고공성장하고 있다. CU의 지난해 분기별 택배 이용 건수의 증감률을 살펴 보면, 전체 신장률은 전년 대비 27.9%를 기록했다. 금융 서비스도 있다. GS25는 전체 점포의 85%에 금융 자동화기기(ATM)를 운영하고 있다. CU는 매장 포스(POS) 시스템을 이용해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신용카드 현금 인출 서비스와 24시간 무통장 송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GS25 점포에 있는 전기차 충전 [사진제공= GS25] |
이러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는 일본 편의점 운영 방식과 유사하다. 한국보다 먼저 편의점 시장에 뛰어든 일본은 공공요금 수납, ATM 도입→휴대폰 충전 및 택배 서비스를 거치며 편의시설로 거듭났다. 최근 일본 편의점은 다른 공간과 결합한 형태로 발전 중이다. 도쿄에 있는 훼밀리마트 피트앤고(Fit & Go)는 피트니스클럽과 편의점이 함께 있어 1층에는 편의점, 2층에는 운동 공간이 있다.
한국은 한 발 더 나아가 편의점 자체가 이색 매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본사는 다양한 형태의 편의점을 제공해 점주들이 이색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세븐일레븐은 200여 점포가 카페형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카페형 편의점은 평균 20여석 규모의 휴게 취식 공간이 있고, 점포에 따라 북카페, 아이존(i-zone), 스터디룸, 화장실, 안마기 등이 있다. GS25는 전기자동차·전동 퀵보드 충전이 가능한 점포들을 운영하고 있다.
명품을 판매하는 GS25 파르나스타워점 [사진제공=GS25] |
CU에서 판매중인 펫보험 [사진제공=BGF리테일] |
독특한 물건을 판매하는 매장도 있다. 명품·골프 용품을 파는 매장이 있는가하면, 음주측정키트가 있는 매장도 있다. GS25는 업계 최초로 일회용 음주측정키트를 시작으로 자궁경부암 자가 검진 키트 ‘가인패드’, 반려동물 질병 체외 검사 키트 ‘어헤드’를 판매 중이다.
CU에서는 반려동물을 위한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점포 안에 있는 택배기기에서 구입 가능하며, 반려동물의 입·통원의료비와 수술비, 의료비는 물론 반려동물로 인한 사고 발생시 배상책임까지 보상 받을 수 있는 순수보장형 보험이다.
GS25 삼성동 파르나스타워점에서는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점포 안에 구찌, 버버리, 생로랑 등 총 11종의 명품을 상시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명품 실물을 확인 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 고객은 점포에서 원하는 물건을 즉시 구매할 수 있고 원하는 곳으로 무료로 배송 받을 수 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