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돼도 뭐든 한다…라방도 적극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천공항 면세점 차기 사업자 선정이 1년 가까이 미뤄진 가운데 지난달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이 한산하다.[연합] |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낸 면세점업계가 생존전략 짜기에 안간힘이다. 비중이 작은 내수통관 면세품 판매에 나서며 라이브커머스를 강화하는가 하면,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도 입점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2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10조원 규모에서 40%가량 감소한 수치다.
이에 앞서 실적을 발표한 호텔신라도 매출이 전년 대비 44.2% 감소한 3조1881억원을 기록했고 순손실 2833억원으로,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호텔신라는 전체 매출 비중에서 면세점 매출이 90%가량을 차지한다.
선두 업체들을 포함해 모두 사정은 비슷해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15조5051억원으로, 2019년보다 37.7% 감소했다. 특히 내국인 출국이 어려워지면서 외국인 매출 비중이 94%까지 올라갔다. 2019년 외국인 매출 비중은 83%였다.
[한국면세점협회 제공] |
면세점의 어려움은 현재진행형이다. 당장 이달을 끝으로 롯데와 신라면세점의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운영이 종료되지만 신규 사업자 선정 입찰도 지난해 연거푸 유찰된 뒤 아직 계획이 없다.
면세점은 서비스업종 중에서도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서비스업종별 생산지수(불변지수 기준) 가운데 면세점은 154.6으로, 전년 동월보다 148.1포인트 낮아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롯데면세점 '럭스몰 라이브'. [롯데면세점 제공] |
하늘길이 다시 열리기 전까지 당장 해법이 없지만 마냥 손놓고 있을 수도 없는 업계는 최근 디지털 면세점 전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부가 지원책으로 내놓은 제3자 국외 반송이 업계의 바람과 달리 지난해 말을 끝으로 종료되고, 그나마 남은 것은 다회 발송과 내수통관 면세품 판매다. 제3자 반송과 달리 다회 발송은 국내에 입국해야 하지만 출국 전까지 여러 번에 걸쳐 면세품을 해외로 보낼 수 있는 제도로, 매출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을 잡는 데 효과가 있다.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모으기 위해 라이브커머스에도 적극적이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4일 내수통관 면세품 전용몰인 럭스몰의 ‘럭스몰 라이브’로 라이브커머스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내수통관 물품 매출은 수백억원 규모로, 6조원대 전체 매출 규모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롯데면세점에서 중국 매출 비중은 지난해 93%에 달한다.
그러나 라이브커머스시장 공략은 면세점업계도 피할 수 없다. 롯데면세점은 비대면 쇼핑 트렌드에 맞춰 지난해 12월 마케팅 부문에 ‘라이브커머스 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앞서 신세계면세점은 중국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잡기 위해 지난 18일 중국 최대 규모 모바일메신저인 '위챗'과 '틱톡'을 통해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내수통관 면세품으로 아예 카카오톡 ‘선물하기’ 브랜드관에 입점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이궁 의존도가 높은데 중국 정부가 한국에서 오는 여행객에 대해 유전자증폭 진단검사서와 혈청검사 증명서까지 내도록 해 다이궁 수요마저 줄어들까 우려스럽다”며 “하반기 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매출 비중이 작더라도 내수통관 판매, 무착륙 관광비행 마케팅이라도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