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테크, 대파코인 신조어 등장…인증글도 속속
봄대파 나오는 4~6월까지 가격 강세 이어질 듯
대파 1㎏의 소매가격이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올랐다.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대파를 집어들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재석 기자] 지난해까지만 해도 밭을 갈아엎을 정도로 가격이 폭락했던 대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대파값이 금값이 되면서 ‘파테크(파+재테크)’ ‘대파코인(대파+비트코인)’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날 정도다. 서민이 즐겨 찾는 육개장에 파가 빠질 수 있다는 농담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봄대파가 나오는 4월 이후까지는 이 같은 대파 파동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상품(上品) 대파 1㎏의 소매가격은 7556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5일 7205원을 보이며 처음으로 7000원을 넘어선 이후 300원가량 오른 것이다. 지난해 2187원 대비해서는 3배 이상, 평년 3198원보다도 배 이상 높다.
롯데마트와 이마트 등 대형 마트의 대파 한 단(약 700g) 가격도 6000원대로 뛰었다. 유통업계에서도 대파 가격이 6000원대로 오른 것은 최근 수년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할 정도다.
대파 가격이 오르자 파테크, 대파코인 등의 신조어가 생겼다. [인스타그램 캡처] |
대파 가격이 오르면서 ‘파테크, 대파코인’이라는 말도 생겼다. 대파를 사 먹는 대신 직접 키워 먹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라는 뜻이다. 심어두기만 하면 빠르게 자라는 대파를 집에서 직접 키워 먹으며 돈을 아끼는 소비자도 생겨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파테크를 인증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대파를 많이 사용하는 칼국수나 육개장 등을 판매하는 자영업자들은 대파를 직접 키워야겠다고 말할 정도다.
대파 가격은 1년 전과 정반대의 양상을 보인다. 지난해 2월에는 따뜻한 날씨 때문에 대파 공급이 전국적으로 늘면서 대파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전국 대파 생산량의 37%를 담당하는 진도, 30%를 차지하는 신안 등의 농가에서는 대파 수확을 포기하고 밭을 갈아엎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대파 출하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여름 두 달 가까이 폭우가 이어진 데다 올해 1월 진도와 신안 등 주요 대파 산지에서 한파와 폭설 등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aT의 2021 대파 유통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1~2월 도매시장 대파 반입량은 3만6267t으로, 전년 7만4217t의 48.8%에 그쳤다.
진도와 신안, 서울의 대파 재배면적이 전년 대비 87% 수준으로 줄어든 점도 대파 가격 인상 요인으로 꼽힌다. 농촌 고령화와 인구감소 등 구조적인 문제와 함께 지난해 대파 가격 급락으로 대파 농사를 시작하지 않은 농가도 생기면서 전반적으로 재배면적이 줄었다는 것이 지역농협의 설명이다.
대파 가격이 급상승하자 소비자들은 소량으로 구매하거나 냉동대파 등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올해 1~2월 마켓컬리에서 대파를 100~250g으로 나눈 한끼 대파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9% 늘었다. 냉동대파 판매량도 57% 뛰었다.
aT는 실태조사에서 “생산량 감소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봄대파 물량이 출하되는 4~6월에도 가격 강세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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