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공신’ 정용진 부회장 참석
‘유통·야구’ 접목 그룹청사진 기대
‘유통라이벌’ 스포츠전쟁 서막
이마트가 행사 ‘쓱(SSG)’내니
롯데마트도 ‘온(ON)’ 화답
신세계그룹 야구단 ‘SSG랜더스’ 로고와 롯데 야구단 ‘롯데 자이언츠’ 로고. [각사 제공]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야구를 넘어 ‘자존심 싸움’에 불이 붙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야구단 ‘SSG랜더스’가 30일 공식 출범하면서 롯데와 신세계그룹의 전략이 일제히 야구장에 정조준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추신수·이대호 같은 간판 선수 영입에 공을 들인 것은 기본이다. ‘2021 KBO 정규 시즌’ 개막과 함께 야구단 이름을 활용한 대규모의 할인행사까지 ‘야구마케팅’을 둘러싼 물밑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SSG 랜더스’ 공식 유니폼으로 추정되는 등번호 ‘99’가 적힌 빨간색 상의를 입은 자신의 뒷모습을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 SNS] |
30일 SSG랜더스 창단식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그룹 임원진이 총출동했다. 특히 정 부회장이 창단식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유통과 야구의 접목 방향에 대한 그룹 차원의 청사진이 나올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과거 ‘NC다이노스’ 구단주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 2011년 창단식에서 “디지털 세계에서도 한국 야구의 재미를 느끼도록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며 야구와 IT 접목에 대한 구상을 드러낸 적도 있다.
직접 야구단 인수를 지휘한 정 부회장은 앞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랜더스의 유니폼으로 추정되는 옷을 입은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야구단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만큼 이날 창단식에서 자신의 비전을 밝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월에도 클럽하우스를 통해 인수 과정을 야구팬들에게 설명하고 2023년 완공 예정인 청라스타필드에 돔구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룹의 각종 자원도 일제히 야구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이마트 내부에 사업 담당 조직을 별도로 신설해 본격적인 야구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신설 사업 담당 조직은 이종훈 SSG닷컴 마케팅담당이 맡았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뿐만 아니라 SSG닷컴, 이마트24, 스타벅스 등 다양한 그룹 내 유통채널을 통해 야구단 관련 마케팅을 적극 펼칠 계획이다.
롯데 역시 그룹 차원에서 롯데자이언츠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롯데자이언츠의 간판 스타인 이대호 선수와의 2년 계약 연장에 성공했을 당시, 롯데지주가 이례적으로 “신동빈 회장님이 야구를 좋아하시고 그룹 차원에서도 강력한 지원이 있었다”는 입장을 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달에는 롯데홈쇼핑이 롯데자이언츠 청백전을 독점 생중계하는 등 계열사를 활용한 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올해 정규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고, 또 첫 상대가 경쟁 유통사다 보니 회사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 의식할 수밖에 없다”며 “야구를 활용한 마케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자이언츠 청백전을 단독 생중계한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 제공] |
이마트와 SSG 로고 등으로 새 옷을 갈아입은 인천 ‘SSG랜더스필드’. [신세계 제공] |
오는 4월 1일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일제히 야구단 이름을 딴 대규모 행사에 들어간다. 공교롭게 오는 3일 프로야구 정규 시즌 개막전이 롯데자이언츠와 SSG랜더스인 점도 롯데와 신세계의 장외경쟁에 불을 붙이는 모습이다.
이마트는 SSG랜더스 창단을 기념해 ‘랜더스데이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4일간의 대한민국 할인 상륙작전’이라는 주제로, 1+1(원 플러스 원), 초특가상품, 50%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다음달 3일 SSG랜더스 개막전과 연계한 행사도 마련한다. 이마트는 SSG랜더스 창단행사를 기점으로 랜더스 할인행사를 정례화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이에 질세라 구단 이름을 활용한 대규모 ‘자이언트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마트 창립일 및 프로야구 개막전을 기념해 오는 4월 3일부터 ‘자이언트’ 크기·용량의 상품을 시세보다 절반가량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 롯데마트가 이처럼 야구단과 연계한 대규모 행사를 기획한 것은 처음이다.
롯데마트는 이번 행사에서 시중 전복보다 2배 큰 자이언트전복, 일반 방울토마토 크기의 2배 이상인 대추방울토마토 등을 기획상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4월 1~7일에는 일주일 동안 미국산 소고기 전 품목을 5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이상진 롯데마트 마케팅부문장은 “롯데 계열사 야구단 개막경기와 창립행사가 맞물려 이번 마트대전을 기획하기 위해 역대급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