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재그 제공] |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쿠팡발(發) 경쟁이 격화되면서 e커머스업계가 물류서비스 강화는 물론 다방면에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패션 등 전문몰 인수·합병(M&A)에 14년만의 최저가 경쟁, 판매자들을 위한 빠른 정산 이슈까지 종횡무진이다.
비대면 소비의 확산으로 올해도 e커머스업계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쿠팡을 시작으로 대규모 투자가 쏟아지는 해인만큼 지금 승기를 잡지 않으면 밀린다는 절박함이 커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여성의류 전문 쇼핑몰 지그재그 운영기업인 크로키닷컴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그재그 기업가치는 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측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지만, 오픈마켓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불참 이후 커머스 전략 차별화에 나서고 있는 카카오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라는 분석이다. ‘선물하기’ 비중이 높은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화면 아래에 ‘쇼핑’ 탭을 추가하고 추천형 커머스를 강화하는 중이다. 지그재그는 4000곳 이상의 업체(Soho)가 입점해있으며 이용자의 체형정보, 연령, 선호 스타일들을 입력하면 맞춤 상품·상점을 보여준다.
IT업계의 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미 네이버는 2025년까지 e커머스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내걸었다. 카카오로서도 지금 검토중인 여러 커머스 사업들 가운데 속도를 내야 할 시기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일반적인 오픈마켓과 달리 개인별 맞춤형 커머스를 추구하는 행보를 보인다”며 “상품군 다양화가 과제지만 대규모 오픈마켓보다는 특화된 전문몰 위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패션분야에서는 신세계그룹의 통합온라인몰 SSG닷컴이 온라인 여성의류 편집숍 ‘W컨셉’을 인수했다. SSG닷컴은 올해 오픈마켓으로 확장하며 패션, 명품 등의 카테고리 경쟁력을 키우는 중이다.
쿠팡에 맞서 물류최적화에 공들이던 업계는 다시 가격 경쟁도 격화하는 분위기다. 이마트는 지난 8일 쿠팡 등 경쟁사를 상대로 최저가 전쟁을 선포했다. 이마트가 최저가 보상 경쟁에 나선 것은 14년만이다.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 롯데마트·홈플러스의 점포배송 상품 중 500여개가 비교대상이다.
[이마트 제공] |
이달 초 쿠팡은 월 2900원인 ‘와우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아도 로켓배송 상품을 금액 상관없이 무료배송해주는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경쟁에 불을 붙였다. 쿠팡은 최저가 검색을 해도 배송비가 추가되면 결국 구매금액이 올라가는 것을 감안해, 자사의 배송비 무료 혜택을 강조한다.
소비자를 넘어 판매자의 정산이슈도 끊이지 않는다. 쿠팡이 다른 오픈마켓보다 정산이 늦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경쟁사들이 소상공인을 위한 상생을 강조하며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평판관리를 잘못하면 불매로도 이어지는 등 치명적인데, 지금 같은 경쟁심화 상황에서는 타격이 클 수 있어 셀러와 함께 성장하는 ‘착한 기업’ 이미지 메이킹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빠른정산’ 서비스 지급 비율을 배송완료 다음날 90%에서 100%로 확대한다고 8일 밝혔다. 구매확정이 되지 않은 상황에도 판매대금의 100%를 지급하는 것으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글로벌 이커머스 업계 최초다. 이베이코리아도 빠른 배송인 스마일배송은 상품이 출고된 바로 다음날 판매자 대금이 지급된다.
[네이버 제공] |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직매입 매출이 90%로 사업모델자체가 달라, 정산 방식도 다를 뿐이고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른 대금지급 기한(60일)보다 짧아 문제가 없다”며 “소비자에게 판매가 되지 않아도 모든 리스크와 물류비용을 쿠팡이 부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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