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계 모바일化, 빠른 배송 서비스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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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홈쇼핑업계가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e-커머스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빨라지고, 더 젊어지고 있다. 홈쇼핑업계는 아직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고객 연령층이 높아 미래 고객인 MZ(밀레니얼+Z)세대를 놓치면 안되는다는 절박감이 커졌다.
오는 7월 GS리테일과 합병하는 GS홈쇼핑이 발빠르게 움직이는 가운데 CJ오쇼핑, 롯데홈쇼핑 등은 모바일 경쟁력을 강화하고, e-커머스업계의 대세인 빠른 배송 경쟁에도 뛰어들며 변신 중이다.
CJ오쇼핑은 200억원을 들여 차세대 영업시스템(MSA)을 구축하고 기존 TV홈쇼핑 중심의 사업 구조를 모바일로 전환해나갈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100명 규모의 IT인력 채용도 시작해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CJ오쇼핑의 신성장 동력 모색을 위한 투자는 내·외부를 가리지 않는다. 대상은 주요 고객층인 35~54세 여성 고객이 선호하는 패션·뷰티·리빙·유아동·건기식 등 5대 카테고리와 MZ세대 타깃의 e커머스 플랫폼, 데이터 분석 등의 분야에서 시너지가 기대되는 스타트업이다. 기존의 밴처캐피탈을 통한 간접투자는 물론, 사업 시너지가 필요한 경우에는 직접투자나 인수합병(M&A)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IT 인프라 구축과 인재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지속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의 이같은 행보는 쿠팡이 촉발한 e커머스 경쟁에서 밀리면 안된다는 홈쇼핑업계의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고객 연령대가 높은 유통채널의 경우 구매력이 높은 고객층이라고 하더라도 미래 성장성 면에서는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온라인과 모바일 매출 비중이 높지만 TV상품의 결제가 많아, 독자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라이브커머스 등 모바일 조직 강화가 필수다. 특히 GS리테일과 합병을 앞둔 GS홈쇼핑의 시너지 극대화 전략도 업계를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 고객 구성비는 30대 이하가 62%고, GS홈쇼핑 고객은 40대 이상이 81%를 차지해 상호 보완적이다.
모바일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GS샵은 쇼핑라이브에서 명품특화 프로그램을 지난달 런칭하고, 실시간 명품직구 서비스 ‘구하다’도 이달 14일 런칭했다. 현대홈쇼핑은 20~30대 고객을 겨냥한 ‘불금’ 방송으로, 이색 상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영스타그램’을 방송 중이다. 롯데홈쇼핑은 트렌드 상품과 콘텐츠 강화로 모바일TV 론칭 2년 만에 누적 방문자 수 350만 명을 돌파하고, MZ세대 고객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롯데홈쇼핑 '와써' 서비스 이미지.[롯데홈쇼핑 제공] |
경쟁상대가 e커머스 전체로 확대되다보니 홈쇼핑업계도 e커머스의 대세로 떠오른 물류 경쟁력, 가격전쟁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지난해부터 홈쇼핑 업계 최초로 진행한 대규모 할인행사 ‘광클절’이 대표적이다.
빠른 배송 서비스도 이미 시작됐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월 8시간내 배송 서비스 ‘와써’를 서울, 수도권 전역에 내놨다. 오전 9시에 TV방송 상품(물류센터 입고 상품)을 주문하면 당일 오후 4시까지 받아볼 수 있다. 현재 ‘와써’의 배송건수는 월 20만건, 상품군은 전체 TV상품 중 10% 정도로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당장 GS홈쇼핑만 해도 라스트마일 배송에 특화된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2대 주주로 올라서며, 빠른 배송을 예고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빠른 배송에 대한 고객 수요는 신선식품을 시작으로 패션, 뷰티 상품 등으로도 확대되고 있다”며 “전문몰이 빠른 배송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 것처럼, 홈쇼핑도 배송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홈쇼핑의 경우 신선식품보다는 가공식품 위주로 신선식품 배송 인프라가 미흡하지만, 전체 e커머스 업계와 경쟁하며 상품군 확대에 나서면서 새벽배송도 등장했다. T커머스 업체인 SK스토아는 온라인쇼핑몰 ‘SK스토아몰’을 통해 ‘새벽배송 전문관’을 지난달 25일 오픈했다. ‘동원홈푸드’의 온라인 반찬마켓 ‘더반찬&’ 과 가락시장 새벽 경매를 통한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우리가락’과 함께하는 서비스로, 향후 새벽배송 품목을 늘려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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