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저렴하면 소비자 온다” 마진 적어도 OK
[연합뉴스 제공]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한 판에 7000원이 넘는 계란값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면서 ‘계란 할인’을 전면에 내세운 행사가 유독 많아졌다. 대형마트들은 저마다 ‘계란 가격 안정화’를 내세우지만, 사실아 계란이 ‘미끼 상품’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과거 대형마트 오픈 당시 모객을 위해 벌였던 계란 할인이 강제소환되고 있는 것.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이달 안으로 계란 할인 행사를 준비 중이다. 이번 행사는 일반 기획전보다 할인 폭이 더 클 전망이다.
대형마트들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농할(농산물 할인) 갑시다’ 행사와 별도로 계란 할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22일 기준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행복생생란(대란) 30입은 7980원으로, 회원 할인 등을 적용하면 6000원대까지 떨어진다.
홈플러스는 이날부터 자체 브랜드(PB) 계란 상품을 800~1000원을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7950원인 30구 특란은 1000원 할인에 ‘대한민국 농할갑시다’ 행사까지 적용하면 556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마트 역시 계란 가격 할인을 검토 중이다.
마트들이 일괄적으로 계란 할인 행사에 나선 것은 AI 이후 소비자들이 계란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에도 주요 대형마트들은 농식품부와 함께 기획전을 마련해 계란 가격 안정화에 나선 바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계란 가격 상승세가 연초부터 계속되다 보니 할인 행사 시 소비자 유입 효과가 좋다”면서 “계란을 사러 와서 다른 상품도 사지 않겠느냐는 기대로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고 이런 할인 행사를 기획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최저가 할인 경쟁과도 관련있다. 이마트는 지난 8일부터 직접 정한 500개 품목이 다른 대형마트보다 비싸면 자사 어플으로 차액을 돌려주는 최저가 보상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롯데마트는 지난 15일부터 이마트가 최저가를 선언한 가공·생활 500개 생필품에 대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며, 포인트 5배 적립 혜택을 추가로 제공한다.
또 다른 마트 관계자는 “요즘 유통업계가 생필품을 놓고 초저가 경쟁 중이다 보니 차별화 차원에서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계란 할인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계란 가격은 AI가 회복세로 돌아섰음에도 생산량이 회복되지 않아 연일 고공 행진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1일 특란 30개 평균 가격(소매 기준)은 7639원으로, 1년 전 가격인 5359원보다 42.5% 올랐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