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제주 등 지방 호텔 투숙률도 ↓
2주 지났더니…더 강한 방역 예고
여행 이미지. [123rf 제공] |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모처럼 여름 성수기를 기대했던 국내 호텔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여름 휴가 피크 시즌인 ‘7말 8초’에 확산세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가 지금보다 더 강력한 방역 조치도 고려하고 있어 특급호텔들은 물론 그나마 수익을 냈던 F&B(식음료)나 지방 소재 호텔까지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국은 폭염으로 몸살을 앓는 사이 호텔들은 어느 때보다 ‘살 떨리는 여름’을 보내게 되는 셈이다.
22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서울과 일부 지방 도시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단계를 상향하자 예약 취소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휴가철인데도 불구하고 서울 등 수도권의 호텔과 리조트의 평일 투숙률은 50%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 역시 투숙률이 예전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여름 특수’가 사라진 것이 아니냐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들릴 정도다.
지방 관광도시에 위치한 특급 호텔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주부터 강원도 강릉과 경남지역 일부 도시 등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서 전체 객실의 66~75% 밖에 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특히 지난해 신규 호텔 오픈이 많았던 부산이나 제주 지역은 올 여름 본격적인 여행 특수를 기대했던 상황이라 실망감이 더 크다는 전언이다.
호텔 휴식 이미지. [신라스테이 제공] |
그간 호텔 매출을 견인했던 F&B 매출 역시 타격을 받았다. 수도권 지역은 6시 이후 3명 이상 사적 모임이 제한되면서 친구나 가족 단위로 찾던 뷔페 식당의 예약 취소가 부쩍 늘었다. 이에 일부 호텔에서는 선제적 방역 활동 차원에서 뷔페 식당 영업을 아예 접기도 했다.
실제로 포시즌스 호텔의 뷔페 레스토랑 ‘더 마켓키친’은 4단계가 적용되는 2주간 점심·저녁 운영을 모두 중단했다. 밀레니엄 힐튼은 주중 뷔페 식당에서 단품 주문만 받는다. 플라자호텔과 그랜드하얏트, 페어몬트 앰버서더 등도 이 기간 저녁 뷔페 운영을 안하기로 했다. JW메리어트 동대문은 주중 점심만 뷔페 식당을 운영하고, 저녁에는 단품 주문만 받는다.
문제는 정부의 강력한 방역지침에도 연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정부가 ‘4단계+a’를 고려할 정도로 지금보다 방역수칙이 더 강화될 수 있어 여름 성수기를 지난 2주처럼 흘려버릴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나 비수도권도 수도권에 준하는 방역 지침이 적용되고, 수도권은 저녁에만 제한됐던 사적모임이 점심까지 확대되면 지금보다 더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전언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호텔 자체적으로 방역 활동을 강화하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되면 영업 자체가 어려운 조건이 된다”며 “억눌렸던 여행 수요와 보복 소비 등으로 오랜만에 여름 특수를 기대했던 업계 입장에선 매우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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